국내 마약 밀수 적발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건당 적발량도 1kg 이상으로 밀수가 대형화하는 추세다.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에 325건, 329㎏ 상당의 마약류를 국경 반입 단계에서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늘어난 것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적발량이자, 부산 인구(약 342만 명)보다 많은 505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적발 건수당 마약 중량(1.01㎏)도 2020년 213g→2021년 446g→2022년 810g으로 점차 늘고 있다. 한 번에 많이 들여올 수 있는 방법으로 밀수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마약은 주로 국제우편을 통해 들어왔다.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 여파로 여행자를 통한 밀수도 2배(41건→80건) 늘었다. 종류별로는 필로폰(140kg)이 가장 많았고, 대마(83kg)가 뒤를 이었다. ‘클럽용 마약’이라 불리는 엑스터시(MDMA)·케타민, 야바(필로폰계 신종 합성마약) 등의 적발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에서 밀반입하려던 시도(80kg·105건)가 전체의 24.3%를 차지했다. 이어 태국과 라오스, 베트남, 중국 순이었다.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적발량이 지난해 상반기 78kg에서 올해 상반기 169kg으로 115% 급증했다. 태국과의 합동 단속이 이뤄진 데다 동남아시아에서 필로폰과 케타민 등 마약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관 이후엔 적발이 어려운 만큼 관세당국은 사전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한국은 2015년 이후 마약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며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 국제 마약 단속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