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첫 상대인 콜롬비아를 넘지 못하고 패했다. '첫 경기, 첫 승'의 각오를 다졌던 '벨 호'는 1차전 패배로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2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대회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페널티킥 등을 내주며 0-2로 졌다.
한국은 이날 3-5-2 전술로 맞섰다. 최유리와 손화연(이상 인천 현대제철)을 최전방에 세우고, '베테랑' 지소연(수원FC)과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이 중원을 받쳤다. 장슬기(인천 현대제철)와 추효주(수원FC)가 양쪽 윙백을, 김혜리 임선주(이상 인천 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이 수비수로 나섰다.
한국은 초반 경기를 잘 이끌고도 2골을 먼저 내주며 고전했다. 전반 3분 이금민이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몸싸움을 이겨내 지킨 공을 쇄도하던 조소현에게 패스했고, 조소현은 그대로 슛을 날렸지만 상대 선수를 맞고 아쉽게 불발됐다. 전반 7분엔 지소연이 오른쪽 페널티박스 앞에서 프리킥을 찼으나 아쉽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막혔다.
한국은 전반 중반까지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골 찬스를 노렸다. 그러나 전반 28분 콜롬비아가 한국 골문 앞을 위협하는 혼전 상황 속 심서연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카탈리아 우스메는 침착하게 왼쪽 인사이드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전반 38분엔 2005년생 '신예' 린다 카이세도가 중앙 드리블 돌파로 추가골을 넣었다. 높이 뜬 공은 골키퍼 윤영글(BK헤켄)의 손 끝에 맞았지만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추가시간 한국은 최유리의 크로스를 이금민이 회심의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에 막혀버렸다.
한국은 후반에 장신 공격수를 투입해 반격을 꾀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벨 감독은 182cm의 박은선과 178cm의 '막내' 케이시 유진 페어를 차례로 투입했다. 둘을 투 톱으로 세워 만회골을 노렸지만, 콜롬비아의 막강한 피지컬에 번번이 막혔다. 콜롬비아는 골을 기록한 카이세도와 마이라 라미레즈가 우리 진영의 좌우를 흔들며 괴롭혔다. 특히 피지컬을 겸비한 라미레즈의 화력에 우리 수비진은 지쳐갔다. 후반 막판으로 치닫자 콜롬비아는 이른바 '침대축구'로 돌변했다. 우리 선수와 부딪히기만 하면 드러누워 시간을 보냈다. 결국 콜롬비아는 2골을 지켜내며 조별리그 1차전 승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