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트위터의 상징인 파랑새를 날려 보내기로 했다. 트위터를 '환골탈태'시키기 위해서다. 그는 트위터를 메신저, 간편결제, 택시 호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아우르는 미국판 위챗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향을 밝혀 왔다.
머스크는 23일(현지시간) 새벽부터 자신의 트위터에 연달아 글을 올려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를 검은색 배경의 엑스(X) 모양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곧 모든 새들에게 작별을 고할 것"이라며 "이제 x.com은 twitter.com을 나타낸다"고 했다. 'x.com'은 그동안 머스크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던 도메인이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 회사 엑스닷컴(X.com)을 설립했던 그는 엑스닷컴이 인수합병을 거쳐 페이팔로 바뀐 후인 2017년 페이팔로부터 이 도메인을 되샀다.
지난해 10월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한 머스크는 기존 트위터를 올 4월 신설 법인인 'X법인'에 흡수합병시켰다. 공식적으로 트위터란 회사가 사라진 것이다. 트위터의 로고와 주소 변경은 '외모'까지 바꾸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트위터의 공식 계정 이름이 'X'로 바뀐 것으로 미뤄, 트위터란 명칭 역시 없어질 전망이다. 트위터가 'X'라는 이름의 플랫폼으로 완전히 바뀔 것이란 얘기다.
머스크는 그동안 트위터를 '슈퍼 앱(애플리케이션) X'로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다. 린다 야카리노 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X는 오디오, 영상, 메시지, 결제와 뱅킹을 중심으로 한 제한 없는 상호 작용의 미래 상태"라고 설명하며 "인공지능(AI)으로 구동되는 X는 우리가 상상하는 방식으로 우리 모두를 연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위터를 X로 바꾸려는 머스크가 가장 먼저 '파랑새 로고 폐기'를 선언한 것은 이용자들에게 박혀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통상 소비자들은 로고가 달라지면 새로운 브랜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메타의 스레드 출시 이후 빼앗긴 관심을 되찾기 위한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한편 트위터의 X 전환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머스크의 유별난 'X 사랑'도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자녀 중 한 명을 x란 애칭으로 부르고 있고 그가 설립한 회사 이름(스페이스X, xAI 등)과 테슬라 차량 이름(모델 X) 등에 알파벳 'X'를 자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머스크는 이날 "X라는 글자가 마음에 든다"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트위터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