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앞둔 북한…“핵전쟁 막느라 경제 발전 못했다”

입력
2023.07.24 17:00
24일 노동신문 논설 게재
경제 파탄 책임 미국에 돌려
핵 개발 정당성 주장도 반복

북한이 오는 27일 정전협정체결일, 이른바 '전승절'을 맞아 내놓은 노동신문 1면 논설에서 핵 개발의 정당성을 다시금 주장했다. 자신들이 경제발전에 힘쓰지 않았기 때문에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궤변도 내놓았다. 경제 파탄의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면서 내부 단결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4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위대한 전승의 역사적 의의는 영원불멸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을 게재해 “제국주의 강적을 때려 부순 승리자들의 함성이 강산을 진감하고 온 행성이 영웅조선의 전승신화에 대한 경탄으로 들끓던 역사의 그날로부터 어느덧 70년 세월이 흘렀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의 도전은 날로 가증되고 조건과 환경은 의연히 엄혹하다”며 남한을 미국의 ‘추종세력’으로 끌어내렸다.

북한은 미국도 폄하 대상으로 끌어들였다. 노동신문은 “영웅 조선은 비대한 힘을 믿고 설쳐대는 ‘악의 제국’을 걸음마다 통쾌하게 족쳐대기만 하고 미국은 움쩍거릴 때마다 우리에게 된매를 맞는 수치와 오욕의 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전 세계적 핵전쟁을 막는 데 북한의 역할이 컸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만일 우리 국가와 인민이 남들처럼 경제발전에만 편중하였더라면 이 땅에서는 역사에 기록된 모든 전쟁보다 더 큰 참변을 빚어낼 열핵전쟁이 수십 번도 일어나고 세계적 판도에로 확대되었을 것”이라며 “오늘의 문명세계도 존재하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군사력 대신 경제발전에 집중했다면 미국의 ‘폭주’를 막을 수 없었다는 것으로, 북한 경제 파탄의 책임을 미국에 떠넘긴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첨단 무력 확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노동신문은 “힘을 만능으로 삼는 제국주의자들은 오직 힘으로만 굴복시킬 수 있으며 그 힘은 세계 제일의 것이어야 한다”며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군사적 강세는 멈춤 없이 더욱더 빠른 속도로 유지 확대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어떤 대적도 압승할 수 있는 자위력 위에 영원한 평화가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리병철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를 두고 “합법적인 자위력 강화조치”라고 주장하는 등 북한은 잇따른 도발에서 ‘자위력’이란 단어를 반복해 사용해 왔다. 김 위원장 역시 지난달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어떤 적도 압승하는 강력한 자위력을 만반으로 다짐으로써 위대한 우리 조국의 존엄과 위대한 우리 인민의 안녕을 믿음직하게 보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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