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흉기난동 범인 맨손으로 밀쳐 목숨 구한 여성

입력
2023.07.24 07:20
함께 걷다가 피의자 밀치고 도망쳐
경찰, 피의자 조씨 신상공개 검토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길거리에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피의자 조모(33)씨를 밀쳐 한 남성의 목숨을 구한 여성의 모습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MBC가 23일 공개한 조씨의 범행 현장 당시 영상에서 조씨는 한 남성을 향해 흉기를 휘두른다. 조씨의 공격을 받고 넘어진 남성과 함께 걷고 있던 여성은 조씨의 어깨를 밀쳐냈고 조씨는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피해 남성은 신발이 벗겨졌지만 이를 챙기지도 못하고 조씨를 등지고 황급히 여성과 함께 달아났다.

넘어졌던 조씨는 일어나 피해자를 뒤쫓으려 했지만, 이미 멀어진 탓인지 그들을 더 이상 쫓지 않았다.

조씨는 21일 오후 2시쯤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길거리에서 흉기를 휘둘렀다. 20대 남성 1명이 사망했고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누군가 사람을 찌르고 도망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조씨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조씨는 2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면서 범행 이유 등을 묻는 질문에 “그냥 모든 게 예전부터 안 좋았다. 너무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준섭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등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배경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신상공개정보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안아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