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4대강에 설치된 보 해체 및 상시개방 결정이 위법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여야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국정 농단"으로 규정하며 전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해 피해 책임의 물타기용"이라고 반발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탈원전 보고서 조작,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환경평가 지연, 일자리 통계 조작에 이어 4대강 보 해체 결정 과정에서도 온갖 조작과 술수가 난무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이 정도면 국정 조작을 넘어 국정 농단"이라고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감사원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 의뢰를 한 것에 대해서도 "단지 김 전 장관에 대한 단죄만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께 피해를 입힌 잘못된 정책 결정에 개입된 이들 모두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고위직 등 보다 윗선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 것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나아가 "당장 이번 수해 피해 또한 4대강 사업이 이뤄졌던 본류에는 거의 없었던 반면,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지류 지천에 집중됐다"며 이번 수해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 돌렸다.
반면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수해를 막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전 정부에 돌리려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이번 수해 피해가 커진 직접적 원인은 재난 컨트롤타워의 실종과 정부·지자체의 안이하고 부실한 대응"이라며 "대통령은 수해 피해의 책임을 돌릴 사람을 찾고 싶다면 거울부터 보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고위직 인사들의 정책 포럼인 '사의재'도 입장문을 내고 감사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사의재는 "대규모 국가사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경제성 분석의 평가 체계를 문제 삼는다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평가했던 모든 경제성 평가 사업도 모두 감사원 감사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보 해체 등에 특정 시민단체 입김이 작용했다는 감사원 판단에는 "녹조 독성과 생태 파괴로 몸살을 앓고 있던 4대강 사업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