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항이 엿새째 이어진 집중호우로 밀려오는 해양쓰레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목포항에 입항하려는 여객선들이 밀려오는 나무와 대형 부유물로 좌초 우려가 생기자, 접안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공무원이 운영하는 방제선이 퇴근 시간이라며 모두 철수해 비난을 받고 있다. 승객들은 선박에서 내리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며 항의하고 나섰다.
18일 목포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헤양경찰과 해양환경공단 관계자들이 목포앞바다와 북항으로 떠밀려온 대량의 해양쓰레기 수거작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전날부터 연안구조정과 방제정을 이용, 압해대교 인근에서 해양쓰레기 16톤을 수거했다.
하지만 영산강 하굿둑 수문 개방 등 여파로 해양 쓰레기가 끊임없이 밀려오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더욱이 이날 오후 6시쯤 퇴근 시간 무렵이 되자 해양환경공단 소속 방제선들이 모두 철수하면서 제주에서 목포항으로 들어오는 대형 여객선이 해양쓰레기 더미로 접안을 못하고 30분 넘게 바다해상에 떠 있으면서 이용객 400여 명이 불안에 떨었다.
목포항 선착장에선 접안을 하지 못한 선박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한 선박 관계자는 "선박에서 제일 중요한 스쿠루에 해양 쓰레기가 엉킬 경우 배가 좌초될 우려가 커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도 배를 대지 못한 채 무작정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해양환경공단에 방제선을 요청했지만 퇴근 시간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급한 대로 지역민과 선사 직원들이 부둣가에 나가 뿌리째 뽑힌 나무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를 치웠다"고 말했다.
어민 A씨는 "집중 호우로 생명이 끊긴 희생자가 생기고, 나라가 난리인데도 국민의 혈세를 받은 공직자들이 퇴근 시간이 지났다며 작업을 끝나고 돌아가는 것을 보고 한숨만 나왔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해양환경공단 관계자는 "인력 부족으로 24시간 방재 작업을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오늘 방재작업은 모두 끝난 상태"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