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불어나는 호우 인명피해... 경북서만 17명 사망·9명 실종

입력
2023.07.15 19:47
대부분 산사태...매몰로 숨져
도로 유실, 현장 접근 어려워
인명피해 늘어날 가능성 있어
李 지사, 주민 대피 행정 명령

폭우로 경북에서만 벌써 17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다. 대부분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집 안으로 들이닥친 토사를 피하지 못해 변을 당했다. 도로가 유실돼 구급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곳도 있어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15일 경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에선 집중호우로 이날 오후 6시까지 사망 17명, 실종 9명, 부상 5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지역별 사망자는 예천 7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이다. 실종자 9명은 모두 예천지역 주민이다. 경북도는 소방·경찰과 함께 추가 피해 규모 등을 확인하고 있다.

사망자 대부분은 집 주변에 높은 산이 많은 경북 북부지역 주민들이다. 이들은 사흘째 내린 비로 한밤중 산사태가 나면서 갑자기 집 안으로 들이닥친 토사를 미처 피하지 못해 매몰돼 숨졌다. 이날 오전 5시 16분쯤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한 마을에서는 “산사태가 나 주택 5채가 통째로 쓸려 내려갔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마을은 전체 13가구 중 5가구가 매몰돼 주택 지붕만 진흙더미 위로 드러나 있는 상태다.

행정과 소방당국은 구조를 위해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는 재난발생 지역 소방서 인력을 모두 투입하는 대응 2단계를, 경북경찰청도 인명피해가 심한 예천·영주·문경 등 경찰서 3곳에 전 직원을 동원하는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또 피해가 집중된 예천군에는 중앙119구조본부 전 대원과 육군 50사단·공군 16 전투비행단 소속 장병들이 동원됐다.

그러나 도로 곳곳이 유실돼 사고 현장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오후 5시 도청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지역통제단장인 경북소방본부장에게 주민대피 행정명령을 내릴 것을 지시했다. 이 지사는 "밤사이 많은 비가 오리라 예상돼 위험지역 주민은 강제 대피시켜야 한다"며 “위험한 지역이라 판단되면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강제로라도 도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사전 대피시켜달라”고 당부했다.

김정혜 기자
정광진 기자
이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