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반도 핵전쟁'까지 거론하며 미국의 편을 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겨냥한 비판을 퍼부었다. 최근 미 전략정찰기가 북한 '경제수역'에 침입했다며 잇따라 반발한 북한이 다음 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핵협의그룹(NCG)에 앞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14일 오후 담화에서 "가장 적대적이며 가장 위협적인 미국의 반공화국 핵 대결 정책을 철저히 제압, 분쇄하는 것은 조선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핵전쟁의 참화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정당방위권"이라며 "그 누구도 우리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시비질할 하등의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북한이 발사한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이 미국의 위협에 대한 자위권 차원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경우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 포기에 미국이 응하지 않는 조건에서 우리는 미국이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반공화국 대결노선을 스스로 포기할 때까지 가장 압도적인 핵억제력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이 우리를 건드린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며, 나는 매우 상서롭지 않은 일들이 미국을 기다리리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위협했다.
그는 "이른바 ‘확장억제력’ 제공의 미명하에 핵잠수함, 핵전략폭격기를 비롯한 각종 핵전략자산을 동원하여 침략적 성격이 명백한 합동군사연습들을 무시로 벌려놓고 핵전쟁기구인 미국 남조선 '핵협의그루빠'의 가동과 함께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전략핵을 탑재한 핵잠수함을 조선반도에 진입시키려는 미국의 군사적 도발행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뿐 아니라 전체 동북아시아지역 나라들의 안전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위협으로 된다"고 주장했다. 오는 18일 첫 회의를 가지는 한미 NCG에 대한 반발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미에 떠넘긴 셈이다.
북한의 ICBM 발사 이후인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를 겨냥한 비난에도 나섰다. 김 부부장은 유엔 안보리가 핵전쟁 발발 가능성을 증대시키는 미국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자위권 행사만을 문제 삼는다고 비난하며 안보리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도륙 내는 대결기구, 미국과 서방에 완전히 엎어진 신냉전 기구"라고 폄하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에서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 사상 초유의 핵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그 책임은 미국의 편역을 들면서 우리 국가의 정당방위권 행사를 무작정 결박하려 든 유엔 안보리가 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해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