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이제 막 청소년기 수험생활을 벗어난 청년들의 보금자리다. 넓은 캠퍼스를 거닐며 사회 속 자신의 역할과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다. 전공 지식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하는 것 외에도 정신적, 사회적, 관계적으로 비워지고 채워지는 시기이기에 더없이 중요한 시간이다.
대학생활 중 꼭 해 봤으면 하는 경험으로 교환 학생, 교류 학생이 있다. 특히 해외에서의 학습 경험은 청년기에 꼭 해 볼 만한 도전이다. 하지만 해외생활에 대한 두려움, 해외 체류 시 안전상의 이유로 꺼리는 청년들도 많다. 교환 학생은 본교에 등록금을 내고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며 교환협정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제도로, 해외 장기 체류와 장기 유학에 대한 경제적 부담 등으로 고민인 학생들에게 좋은 대안이다. 해외 복수학위제도는 2년을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나머지 2년을 해외에서 하면 한국과 해외 2곳에서 모두 학위가 나오는 프로그램이다.
경북대 재학 중 필자도 ‘서머스쿨’로 유럽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 경영대학에서, 교환 학생으로 미국 미시시피주립대학교와 호주 퀸즐랜드대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학창 시절 교류·교환 학생의 경험이 너무 특별했기에 글로벌 감각을 키우고 싶은 청년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해 왔다.
필자가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또 다른 제도는 국내 교류 학생이다. 대학 간 교류 학생 프로그램 중에서도 특히 서울권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교류 프로그램은 지역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또한 중앙 쏠림 현상이 존재하는 측면이 있다. 수도권에 대한 교류 학생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지역 청년들이 머물면서 경험하는 수도권의 문화생활과 성장 인프라로 볼 수 있다. 성장 인프라는 학교 캠퍼스를 벗어난 지적, 사회적, 관계적 자극을 제공하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 및 여가생활과 직결되는 서브컬처다. 반면 지역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교류 학생 기간 동안 소속감을 쉽게 가지지 못하는 어려움은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이다.
제안하고 싶은 부분은 수도권-비수도권 대학의 2+2 복수학위 프로그램이다. 1학기 정도의 학점 교류 프로그램이 아니라, 2년+2년으로 수도권과 지방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복수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면 청년들이 수도권과 지방을 두루 탐색하고 고민해 볼 수 있다. 지난해 경북 의성에서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총 24명의 도심 청년들을 시골로 초대해 시골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를 경험하는 그 자체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청년들에게 새로운 정주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대구, 경북을 비롯한 여러 지역들이 인구 감소로 인해 비롯될 ‘지방 소멸’ 현상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최근 발족한 지방시대위원회에 대한 기대가 높다. 지역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회발전특구는 지역에서도 유입 혹은 정주하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경쟁력이 높은 교육 제반 시설이 고루 갖춰지면 지역도 유학 오고 싶은 교육도시가 될 수 있다. 그러한 생태계가 구축되었을 때 수도권-비수도권 복수학위 프로그램도 청년들에게 더 매력적인 대안이 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