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무차별적 살상력을 가져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던 서방 동맹국은 물론 미국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이 쏟아졌던 무기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합동참모본부(합참)의 더글러스 심스 작전국장은 기자들을 만나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인도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집속탄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육군 총사령관은 미국 CNN방송에 “우리는 막 (집속탄을) 받았고 아직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전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보낼 포탄 생산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과도기 동안 집속탄을 제공하겠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그러자 영국과 캐나다, 스페인 등 미국 동맹국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집권당인 미국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 다른 국가에 집속탄 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집속탄 지원을 둘러싼 논란은 이 무기가 ‘악마의 무기’라고 불릴 정도로 무차별적 살상력을 가진 탓이다. ‘캐니스터’라고 불리는 한 개의 폭탄 안에 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든 집속탄은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한다. 또 전쟁 후에도 소형 폭탄의 불발탄이 지뢰처럼 남았다가 뒤늦게 폭발해 민간인에게 피해를 준다. 이런 이유로 123개국에서 금지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고, 집속탄이 러시아와의 전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할 경우 러시아도 “유사한 파괴 수단”을 쓸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