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달째 경영 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KT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 모집이 마무리됐다. KT 이사회는 대표이사 후보 27명 중 최종 후보 한 명을 8월 초까지 확정하고 같은 달 말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를 뽑는다는 계획이다.
KT는 4일부터 12일 오후 6시까지 대표이사 후보 공개 모집을 진행한 결과 총 20명이 지원했으며 0.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와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각각 1명, 6명의 후보를 추천받았다고 13일 밝혔다. 또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상 사내 후보군 자격요건(그룹 부사장 이상 및 재직 2년 이상 등)을 채운 사내 후보자들을 포함해 본격 심사 절차에 돌입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은 심사의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이번 대표이사 후보에 참여하지 않는다. 또 선임 과정에도 관여하지 않을 예정이며 KT 경영안정화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 후보 심사의 객관성 강화를 위해 ①기업경영 전문성 ②산업 전문성 ③리더십·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로 인선 자문단을 꾸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에 대해 서류 평가 의견을 이사후보추천 위원회에 전달하면 이 위원회는 인선자문단의 의견을 참고해 대표이사 후보를 압축할 계획이다.
KT는 공식적으로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 김기열 전 KTF 부사장,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 남규택 전 KT마케팅부문장, 배순민 KT융합기술원 소장(상무),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 원장 등이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중 상당수는 2월 KT가 대표이사를 공모했을 당시 지원했다 탈락했다가 이번에 또다시 지원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배순민 소장은 1980년생 40대 최연소 임원으로 이번 후보에 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주주 추천으로 CEO 후보군에 포함됐다. KAIST 컴퓨터사이언스학과를 나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배 소장은 KT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 개발을 이끄는 AI 전문가다. 다만 현재 상무인 배 소장은 CEO 응모 내부 기준(전무 이상)과 맞지 않아 최종 대표이사 후보가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