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마약사범 3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 경찰관들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 정승규)는 12일 독직폭행(인신구속 직무를 맡은 공무원이 행한 폭행)과 직권남용체포 혐의로 기소된 대구 강북경찰서 A 경위 등 경찰관 5명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A 경위 등은 지난해 5월 25일 경남 김해시 한 숙박업소에서 필로폰 판매와 불법체류 혐의가 있는 태국인 B씨를 체포하면서 여러 차례 머리와 몸통 부위를 발로 밟거나 경찰봉 등으로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체포 이유, 변호인 조력권, 진술 거부권 등을 알리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는 등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B씨를 잡은 뒤, B씨가 투숙한 객실을 영장 없이 사후 수색해 확보한 마약을 근거로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혐의도 받았다.
경찰관들은 태국인 마약사범들을 급습했을 당시 필로폰 113g, 합성마약 야바 1,156정을 확보했다. 그러나 대구지검은 경찰의 수사 과정을 문제 삼아 용의자들을 석방했고, 두 달 뒤 경찰관들을 마약사범 불법 체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에 2심 재판부는 "경찰관들이 B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현행범 체포한 것은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B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힘을 행사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도 “A 경위 등이 태국인 마약사범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은 적법하며 B씨에게 가한 폭행도 체포 과정에서 수반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