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순신 동상 위에서 기습시위 하는 민주노총
입력
2023.07.12 12:57
권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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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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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트럼프·친트럼프' 각축장 된 G20 회의… 바이든의 쓸쓸한 고별 무대
국제사회는 냉정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두 달 뒤 퇴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존재감은 참석하지도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보다 약했다. 유산을 계승할 후임자를 두지 못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쓸쓸한 고별 무대였다. G20 정상들이 18일(현지시간) 채택한 리우데자네이루 정상회의 공동 선언문에는 트럼프 당선자 재집권과 더불어 부상할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계심이 반영됐다. 정상들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규칙에 기반한 다자무역 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관세 장벽을 쌓겠다고 공약한 트럼프 당선자의 귀환에 동요할 무역 질서와 자국 피해 가능성을 걱정한 것이다. 새 리더를 자처하는 나라는 트럼프 당선자가 60%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중국이다. 지난주 페루 리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의 폐해를 부각하며 “모든 당사국이 발전하는 중국의 급행열차에 계속 탑승하기를 바라고 환영한다”고 언급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최빈국들에 대한 ‘일방적 개방’(unilateral opening) 정책 확대를 천명했다. 경제든 외교든 줄곧 합의 기반 주고받기를 중시한 중국이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아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반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자의 대리인처럼 굴었다. 14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에서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재선 뒤 트럼프 당선자를 만난 밀레이 대통령은 선언문에 구체적인 기후위기 대응 행동 촉구 문구를 넣으려는 다수 G20 정상들의 시도에 어깃장을 놨다. 기후위기론을 ‘사기’라 주장한다는 점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자와 시각이 같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대주주인 미국의 도움을 받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수조 원)의 신규 대출을 확보한다는 게 밀레이의 목표”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20 회의 직전 그간 불허해 온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의 대(對)러시아 사용을 우크라이나에 허용하고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아마존 열대 우림을 방문했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기후위기 대응에 반대해 온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하기 전에 자신의 흔적을 어떻게든 보존해 보려 안간힘을 쓴 것이다. 하지만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모인 참가국 정상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각 등장한 뒤에야 비로소 그가 빠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WSJ는 “바이든의 퇴장은 전후 1945년부터 이어진 규칙 기반 국제 질서와 이를 유지해 온 미국 리더십의 종언”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선거법 위반' 1심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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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겁박' 논란에도… '친명' 혁신회의 기어코 탄원서로 세 과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사법부 압박’ 논란에도 110만 명가량의 서명이 담긴 ‘이재명 무죄’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뒤, 일주일간 서명을 더 받아 위증교사 사건 재판부에 재차 제출한 것이다. 이들은 선고 날인 25일에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세 과시에 나선다. 친이재명(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주축인 더민주혁신회의는 19일 위증교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정한 판결을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의 주도로 지난달 8일부터 진행된 탄원 서명에는 총 112만4,629명이 참여했다. 지난 13일 탄원서 제출 당시(103만20명)보다 9만4,609명이 더 서명했다. 혁신회의는 탄원서에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진실로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기소한 것인지, 사법부를 정치권력의 발아래 두려 했던 시절처럼 목표와 결과를 정해놓은 수사와 기소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판단해 달라”며 “많은 국민들은 길었던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 재판 과정을 밝은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고 적었다. 탄원서에는 “검찰권 남용으로 닥친 헌정사 위기 앞에서 사법부가 보여준 용기가 역사로 기록되길 바란다”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선거법 재판에서 이 대표가 벌금형 대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탄원서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무성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랑곳없이 또다시 탄원서로 법원을 압박했다. 법조계에서는 ‘100만 명 탄원’이라는 숫자의 상징성이 오히려 재판부의 반발 심리만 키워 중형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서 탄원서 제출을 두고 ‘사법부 겁박’이라고 비판하는 등 역풍의 빌미를 자초했다. 이에 혁신회의 관계자는 “법원이 공정하게 법리대로만 판단해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하는 게 어떻게 압박이 되느냐”며 “일반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의 눈높이에서도 ‘정치기소’라고 판단되니 탄원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혁신회의 등 이 대표 지지자들은 25일 재판 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정치검찰의 부당한 기소 규탄’ 집회를 열 계획이다. 15일 재판 당시에도 혁신회의가 주축이 된 ‘민주시민 국민항쟁 추진연대’가 법원 앞 대신 중앙지검 앞에서 집회를 하면서 검찰에 화살을 돌렸다. 당시 법원 앞에서는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집회가 한창이었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법원 앞 집회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아 법원과 수백 m 떨어진 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형식상 집회지만 지지자들이 법정에 나서는 대표를 응원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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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이스라엘 휴전 제안에 동의"… 네타냐후는 "못 믿는다"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을 주고받아 온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에 큰 틀에서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중동특사를 급파, 협상 조율에 나섰다. 다만 협상의 다른 한 축인 이스라엘은 여전히 전투 지속 의사를 고수하고 있어 급작스러운 협상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의 보좌관 알리 하산 칼릴은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레바논과 헤즈볼라가 미국 측 휴전 제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내용의 서면 답변을 주레바논 미국대사에 전달한 상태"라며 "협상 성공 여부는 이제 이스라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직접 협상하지 않는 헤즈볼라는 베리 의장을 소통 창구 삼아 입장을 전달해 왔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휴전안 초안의 큰 부분은 해결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과 대면 논의를 통해 일부 불명확한 사항들을 명확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크스타인 특사는 19일 베이루트를, 직후에는 이스라엘을 찾아 협상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미국이 건넨 휴전안에는 이스라엘·헤즈볼라가 △60일간 전투를 중단하고 △2006년 지상전 종식을 위해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01호를 이행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남부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을 기점으로 남쪽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은 철수, 헤즈볼라는 무장을 해제한다는 게 결의 1701호다. 이렇게 하면 양측 간 완충지대를 둘 수 있다. 이스라엘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합의를 위반할 경우' 이 지역에서 군사 행동을 재개한다는 사항을 휴전안에 담자고 요구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도 "휴전이 이뤄진다 해도 그것이 유지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 북부 안보를 위해 헤즈볼라의 공격에 맞서 체계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더 나아가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 중재자인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노골적인 불만도 드러냈다. "(이스라엘의 작전에) 반대했고, 유보적이었으며, 적을 위협하지도, 제재를 가하지도 않았다"고 직격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새 정부에서 친이스라엘 인물 여러 명을 고위직에 지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와 우호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로선 시종 휴전을 압박해 온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눈앞에 두고 서둘러 협상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양측 간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까지 연이틀 사전에 민간인 대피령을 발령하지 않은 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부를 폭격했다. 이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최소 31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전날에도 베이루트 도심을 폭격해 헤즈볼라 수석대변인 무함마드 아피프를 제거한 바 있다. BBC는 이스라엘이 벌인 일련의 공격이 "더 유리한 조건에서 헤즈볼라가 휴전에 동의하도록 압박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헤즈볼라도 가만히 있지 않고 이스라엘 북부와 중심 도시 텔아비브 교외 등에 로켓 100여 발을 발사, 1명이 죽고 1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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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핵 교리' 개정안 승인... 우크라 돕는 서방국 모두 핵 공격 위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보유국 지원을 받은 비(非)핵보유국까지 러시아가 핵으로 보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긴 '핵무기 사용 원칙'(핵 교리) 개정안을 승인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허용해 준 미국을 향해 사실상 핵 전쟁 가능성으로 위협하고 나선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개정된 핵 교리인 '핵 억제 분야 국가정책의 기초'를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개정 핵 교리는 이날부터 발효된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두 국가의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 개정된 교리의 골자다. 핵 억제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군사 위협 범위를 종전보다 넓힌 것으로, 사실상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면 우크라이나와 서방 모두 러시아를 공격한 것으로 간주하고 핵무기로 대응하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개정된) 새 교리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미사일을 사용하면 핵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또 △재래식 무기 공격 △적의 항공기·미사일의 대량 발사 △동맹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 발생 시 핵 대응을 고려할 권리도 교리에 명시했다고 타스는 전했다. 러시아의 이번 핵 위협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7일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도 된다고 허용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이틀 만에 나왔다. 러시아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3차 세계대전 시작을 향한 매우 큰 발걸음"이라며 반발했다. 로이터는 이날 핵 교리 개정안 승인을 두고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우크라이나에 허용해 준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푸틴의 대답"이라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가 당장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말 "핵 억제 분야 정책은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며 핵 교리 개정을 선언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이 확전 가능성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해주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끈질긴 바람대로 결국 미국이 에이태큼스 사용을 허용하자 푸틴도 핵 교리 개정이란 행동으로 응수에 나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