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생산 원년' 포스코그룹, 이차전지 소재로 60조 매출 목표 내건 까닭은

입력
2023.07.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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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상업생산 원년' 맞은 포스코그룹
2030년 매출 목표 지난해보다 51% 상향
그룹 투자 46% 집중…2027년부터 이익 낼 것


포스코홀딩스는 2030년까지 이차전지 핵심 소재로 매출 62조 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해 밝힌 목표치(41조 원)보다 51% 높아진 수치다. '리튬 상업생산 원년'을 맞은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 소재 생산을 위한 채비를 마치고 구체적 비전을 내놓은 것이다.

회사는 1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제2회 포스코그룹 이차전지 소재사업 밸류데이를 열고 그룹의 성장 비전을 발표했다. 행사에는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CSO, 사장), 유병옥 친환경미래소재총괄(부사장), 홍영준 미래기술연구원 이차전지소재연구소장 등 임직원들과 국내외 기관투자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주요 소재별 성장 목표 청사진을 제시했다. 리튬 42만3,000톤(t), 니켈 24만t(전구체 합작 물량 포함), 양극재 100만t, 음극재 37만t의 생산 체제를 갖추고 원료부터 폐배터리 리사이클까지 단계적으로 생산한다는 것이다. 폐배터리 리사이클 규모는 7만t, 차세대 소재는 9,400t이다. 이런 내용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도 공시됐다.

소재별로 보면 리튬 사업은 앞서 투자한 염호(鹽湖·소금 호수)와 광산을 기반으로 점토리튬 등 비(非)전통 리튬자원의 사업 영역을 확대해 전 세계에서 세 손가락에 꼽히는 리튬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아르헨티나 염호 3·4단계를 동시에 개발해 2027년까지 염호리튬 10만t 생산 체제를 닦을 계획이다.

니켈 사업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제련사와 합작하는 한편 기술 개발을 통해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같은 무역 장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출 계획이다. 양극재 사업에서는 단계별 생산을 국내로 집중해 투자 경쟁력을 얻고 고객사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수주를 통한 생산 능력을 키울 방침이다. 음극재 사업에서는 천연·인조흑연, 실리콘계 등 모든 제품의 생산·판매 체제를 만든다.



'리튬 상업생산 원년' 맞은 포스코그룹


리사이클 사업에서는 친환경 리사이클 생태계를 만든다. 핵심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 글로벌 허브를 구축해 폐전지에서 원료를 가공해 다시 고객사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차세대 소재 사업에서는 전고체 전지용 고용량 음극재로 리튬메탈 음극재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이처럼 야심찬 목표를 발표한 이유는 올해가 그룹사의 '리튬 상업생산 원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박차를 가한 여러 공장이 공사를 마쳤거나 완공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HY클린메탈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1공장올해 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고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수산화리튬공장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철강과 함께 에너지 소재 생산을 위한 채비를 마친 것이다. 앞으로 염수리튬과 니켈 등을 단계적으로 상업생산하면 원료부터 폐배터리 리사이클에 이르는 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산업은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

포스코그룹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그룹 전체 투자비의 46%를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정 전략기획총괄은 "이차전지 산업 초기에 소재 사업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2026년 이후 본격적인 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사업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환경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를 마친 뒤 현장에서는 포스코아르헨티나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포스코HY클린메탈 등 비상장 이차전지소재 사업회사 경영진과 투자자들이 각 회사의 성장 전략과 전망을 두고 얘기를 나눴다. 포스코그룹은 12~14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도 해외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같은 행사를 열 예정이다.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