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자동차경주협회의 항소위원회 결정에 2023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잔여 경기 불참을 결정했던 넥센-볼가스 모터스포츠가 나이트 레이스와 함께 다시 돌아오며 '실력'을 입증했다.
지난 8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의 어둠 속에서 펼쳐진 슈퍼레이스 4라운드의 최종 우승은 이창욱(엑스타 레이싱)의 몫이었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많은 팬들의 시선은 2위, 그리고 5위에 오른 김재현, 정의철(이상 넥센-볼가스 모터스포츠)에 집중됐다.
그리고 김재현과 정의철은 예선은 물론 결승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는 결과를 달성하며 다시 한 번 기대감을 더하는 모습이다. 화려한 폭죽 이벤트가 끝난 후, 아직 땀이 식지 않은 김재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마지막 무척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오늘 경기에 대한 전체적인 소감이 궁금하다.
김재현(이하 김): 가장 먼저 오늘 레이스가 무척 힘들었음을 말하고 있다. 오늘의 경기는 말 그대로 이창욱 선수와 이찬준 선수, 그리고 금호타이어와 엑스타 레이싱의 완벽한 승리라 생각한다.
분명 아쉬운 결과지만 이 상황을 우리 넥센-볼가스 모터스포츠와 넥센타이어는 냉정히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한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을 다시 마주하지 않고 더 좋은 결과,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오늘 결승 레이스의 전반적인 전략, 운영의 방향은 무엇이었을까?
김: 언제나 그렇듯 주어진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한 것이 있다면 서한 GP의 장현진 선수를 빠르게 추월하는 것이 오늘 전반적인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 그렇게 되면서 '의도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었다.
다만 오늘의 레이스에서 볼 수 있듯, 이창욱 선수가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고 타이어 부분에서도 금호타이어가 더욱 우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초반 추격을 하면서도 '퍼포먼스의 차이가 크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추격을 하면서 엑스타 레이싱 쪽 타이어의 성능이 떨어지길 기다렸는데 마지막까지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쉬운 것 같다. 나아가 이찬준 선수가 그렇게 순위를 끌어 올린 것도 무척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Q 경기 종반, 이찬준 선수가 바짝 추격할 때의 소감이 궁금하다.
김: 솔직히 말해 이찬준 선수가 바로 뒤까지 따라온 것도 제대로 인지 하지 못했다. 정말 바로 뒤에 붙는 순간에도 외부의 조명이 비친 줄 알았다. 정말 어느 순간 이찬준 선수가 뒤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머리 속이 복잡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상황에 맞춰 대응하자'라는 생각 아래 주행을 펼쳤고, 나아가 이찬준 선수의 페이스가 좋다 하더라도 부여된 핸디캡 웨이트(100kg), 그리고 이찬준 선수 역시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라 판단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실제 이찬준 선수의 주행, 추월 시도에 맞춰 대응하며 마지막까지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었다. 덕분에 0.059초의 차이, 국내 모터스포츠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마지막까지 치열한 배틀'을 완성하게 된 것 같다.
Q 오늘 타이어 성능의 저하가 눈에 보였는데, 어려움은 없없을까?
김: 주행을 이어가면 이어갈 수록 타이어의 성능은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그러한 사실을 이미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이나 어려움이 크게 느껴지는 건 아니다.
그저 레이스를 마주하며 겪는 상황에 맞춰 잘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그렇게 레이스를 하고 있다. 또한 아무리 경쟁 선수들이 좋은 페이스라 하더라도 내 스스로가 잘 대처하고, 레이스를 운영한다면 순위 역시 쉽게 내주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Q 아직 나이트 레이스에서의 우승이 없다.
김: 사실 나이트 레이스는 슈퍼레이스의 관점에서는 무척 특별한 이벤트다. 그러나 내 스스로에게는 그냥 또 하나의 레이스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이트 레이스의 성적을 콕 집어서 말하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여느 레이스와 같이 '우승을 하지 못한 것' 그 자체는 늘 아쉬운 것 같다. 그래도 오늘 레이스로 시리즈 포인트나 팀 포인트, 그리고 타이어 포인트 부분에서도 '나름의 역할'을 했다 생각한다. 이 흐름을 이어 다음에도 더 좋은 레이스를 위해 노력할 뿐이다.
Q 팀의 복귀로 넥센타이어 진영에 큰 힘이 된 것 같다.
김: 우리의 복귀를 떠나 넥센타이어의 발전을 꼭 언급하고 싶다. 오늘의 레이스는 아쉬울 수 있었도, 넥센타이어의 발전은 분명 빠르고, 긍정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좋은 부분은 더 좋게, 아쉬운 부분은 극복하며 더 좋은 타이어 개발에 힘을 쏟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른 선수, 다른 팀들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지 모르곘지만 넥센타이어와 넥센타이어 모터스포츠 담당자 모두를 믿고 레이스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포디엄 정상은 차지하지 못했으나 올 해 출전한 세 경기에서 모두 패스티스트 랩을 획득한 것도 큰 의미라 생각한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넥센타이어 모터스포츠를 믿고 있음을 언급드리며 앞으로의 행보와 발전을 기대하고 응원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올 시즌 잔여 레이스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김: 아직 올 시즌 잔여 경기에 대한 모든 계획은 확실하진 않다. 다만 다음 경기가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펼쳐지는 나이트 레이스로 예정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나이트 레이스를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다음 5 라운드는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도 무척 궁금하고, 기대하고 있던 레이스였다. 나가게 된다면 우리 팀 모두가 오늘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며, 팬들에게 화답할 수 있는 레이스를 선보이고 싶다.
Q 이번 4라운드, 팬미팅을 하며 더 많은 팬들과 만났다.
김: 솔직히 말해 불참을 선언하며 정말 많은 팬들의 메세지를 받고, 또 여러 채널을 통해 아쉬워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랑, 응원을 받고 있음을 한 번 더 알 수 있었고, 레이서로서 무척 특별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 마련한 팬미팅은 말 그대로 이러한 '감사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준비가 부족했지만 참석해주신 팬들의 많은 호응에 다행이고, 앞으로도 더 좋은 만남의 시간을 마련해보려 한다.
오늘 하루 종일 많은 분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팬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지치지 않는 화제인 것 같다. 팬들의 사랑, 응원에 꼭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고 저 팀이 어디에서 어떤 대회에 나가든 팬들의 사랑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렇게 멀리, 강원도 인제에 찾아오신 많은 팬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