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대 33%.'
사회서비스 실태조사 결과, 사회서비스 이용 의향이 있는 가구와 실제 이용 경험이 있는 가구 비율이다. 절반 이상의 가구가 필요로 하지만, 실제 이용은 그 절반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작지 않은 격차다. 향후 1인 가구 증가, 초고령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 변화 추세와 맞물려 사회서비스 수요는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용 실태와 향후 전망은 사회서비스 정책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생산과 일자리 등 경제적 측면에서도 사회서비스 분야의 중요성은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국내총생산(GDP)의 사회복지 및 보건의료업 비중은 2배 이상 증가했고, 취업자 수 역시 제조업과 달리 지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열린 사회보장전략회의는 이런 흐름에 대응해 사회서비스 고도화 방향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주요 방향 중 하나는 취약계층부터 중산층까지 사회서비스 이용 저변을 넓히는 것이다. 소득 수준에 따라 이용이 제약되는 상황을 개선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국민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 기존 사회서비스 체계에서 누락된 서비스도 새롭게 제공한다. 돌봄 필요 중장년이나 가족돌봄청년을 대상으로 가사·심리지원·재가 돌봄을 지원하고, 사고나 질병 등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 대응해 국민 누구나 사용 가능한 긴급돌봄서비스 도입을 추진한다. 발달장애인 긴급돌봄,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는 더욱 두텁게 제공할 것이다.
사회서비스 고도화는 민‧관 협력을 통해 복지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 방향이기도 하다. 필자가 최근 방문한 스웨덴과 독일의 경우,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사회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응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기회의 문을 넓혔다. 소득과 무관하게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이 제공기관을 선택해 이용하되, 소득 수준에 따라 비용 부담 수준을 달리한다.
대부분의 제공기관이 민간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독일의 경우 장기요양서비스 제공기관의 90%가 민간에서 운영하는 등 민간이 주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공은 제공기관의 품질 향상에 집중한다. 이용자와 민간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서비스 품질관리와 제공기관 평가를 통해 이용자가 양질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된 셈이다. 사회서비스 고도화 방향과 맞닿아 있는 대목들이다.
인구구조가 변화하고 삶의 모습이 다양해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사회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서비스가 일상에서 갖는 존재감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사회서비스가 국민을 위한 일상의 버팀목이 되도록, 사회서비스 고도화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