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중앙회 평균 연봉 1.2억... KB·신한보다 많다

입력
2023.07.07 19:30
4대 은행 임직원 평균보다 높은 수준
"본연 업무 소홀하면서 고액 연봉만"

1,000개 넘는 전국의 새마을금고 지점(지역금고)을 1차 감독하는 새마을금고중앙회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1억1,900만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최근 일부 지역금고 연체율이 10% 이상 급등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까지 촉발된 데는 중앙회의 책임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관리는 부실하게 하면서 고액 연봉만 수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새마을금고의 ‘2022년 경영공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 정규직 직원(948명)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1,913만 원으로, 직전 해(1억1,732만 원)보다 181만 원 증가했다. 중앙회 직원 평균 연봉은 경영공시를 통해 처음 확인된 2015년(1억479만 원)에 이미 1억 원 이상이었다. 이후 소폭 감소한 2019년만 제외하고는 매년 꾸준히 올랐다. 올해 예상 연봉 역시 전년 대비 소폭(0.8%) 늘어난 1억2,009만 원으로 공시됐다.

이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은행연합회에 공개된 각 은행의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 임직원의 평균 보수액은 1억1,400만 원, 신한은행은 1억1,070만 원이다.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고액 연봉인 하나은행도 1억1,800만 원으로 중앙회보다 낮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시중은행과 달리 지점 직원들의 보수 내역을 공표하지 않고, 임원 인건비도 별도 공개한다. 시중 은행과 직접 비교가 어렵다는 걸 감안해도 급여가 상당히 높은 건 분명하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금고 업무를 지도·감독하며 공동 이익의 증진과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금고를 구성원으로 하는 중앙회를 둔다’는 새마을금고법 54조 1항을 거론하며 “본연의 업무는 소홀히 한 채 고액 연봉을 받는 것을 고객들이 납득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앙회 측은 “시중은행이 발표하는 임직원 평균 연봉에는 공채 정규직 직원 뿐 아니라 (급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창구전담직원(텔러)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직접 비교는 적절치 않다는 취지지만 이 해명 역시 사실과 조금 달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창구 전담 직원들은 오래 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노조 요구에 따라 매년 기존 정규직보다 임금 상승률을 더 높게 적용했다”며 “복지 혜택도 동일해 사실상 지금은 공채 정규직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가 속한 제2금융권의 다른 저축은행들과 비교해봐도 새마을중앙회의 보수는 상당한 수준이다. 업계 최초로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 9,000만 원을 돌파한 페퍼저축은행(9,100만 원)보다 2,800만 원이나 높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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