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10~15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와 폴란드를 찾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안보·경제협력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나토 정상회의는 10~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6일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가장 중요한 현안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기여방안을 제시하고 글로벌 책임외교 실현과 나토와의 협력 증진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참석을 계기로 나토 사무총장 면담을 비롯해 네덜란드·노르웨이·리투아니아 등 10여 개국 정상과 연쇄 양자회담을 갖는다. 또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가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파트너 4개국(AP4) 정상회담을 소화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제 안보협력 강화 △공급망 협력 확대를 강조할 전망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지원 수위가 최대 관심사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새로운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황이 복잡하고 러시아 내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동맹국들과 협력 패키지를 논의해 상황에 맞게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군사동맹인 나토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우리가 적극 공조할 대상이다. 이에 △비확산 △사이버 안보 △신흥 기술 등 11개 분야에 걸쳐 한국과 나토의 협력을 제도화하는 문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12일 AP4 정상회담에서 직접 사회를 맡는다. 이어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31개 나토 동맹국, 유럽연합(EU), 스웨덴,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국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전쟁 △인도·태평양지역 협력 △신흥 안보 위협을 주제로 논의할 예정이다.
최대 관심은 한일 정상회담에 쏠려 있다. 기시다 총리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이웃국가 한국의 신뢰를 회복하고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입장과 원칙하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설명과정에서 "처리수의 방류 문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에서 통상 지칭하는 '오염수'가 아닌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처리수'라는 용어를 썼다.
윤 대통령은 이후 폴란드로 이동해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2박 3일간 머물면서 △한·폴란드 비즈니스포럼 △우크라이나 재건협력을 위한 기업간담회 △현지 진출기업 간담회 등 경제행사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우크라이나 최인접국으로, 향후 전후 재건의 허브가 될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을 만나 정부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K방산 수출'의 주고객으로 통하는 폴란드와 추가 수출 방안을 협의한다. 폴란드 일정에는 89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윤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은 국빈급 공식방문 형식이다. 2009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4년 만이다. 올해 10년을 맞은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최 수석은 "캐나다 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이 캐나다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에 대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동등한 수준의 보조금을 약속했다는 발표가 있었다"며 "협상 타결을 환영하며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5월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쥐스탱 트뤼도 총리에게 이 문제 해결을 요청하며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최 수석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