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5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불안을 해소하려는 스웨덴을 미국이 돕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가로막고 있는 튀르키예의 입장도 완강해 시계는 여전히 흐릿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미국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스웨덴은 나토에 있어 우리와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스웨덴은 능력 있고 헌신적인 파트너다” 등의 논리도 댔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도 “스웨덴은 공동의 보호를 받고자 하지만 또한 나토 전체 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적 중립을 표방하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던 스웨덴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마음을 바꿨다. 러시아의 군사 위협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나토 31개 회원국 전체 동의가 필요한 가입 과정에서 회원국인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에 부딪혔다. 특히 튀르키예는 스웨덴 정부가 터키의 골칫거리인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 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한다고 주장하며 나토 가입을 반대해 왔다.
여기에 스웨덴에서 최근 벌어진 PKK 지지자들의 이슬람 경전 쿠란 화형 시위 역시 이슬람 국가 튀르키예의 심기를 건드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3일 “테러리스트들이 도시의 중심부인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을 허용해서는 (스웨덴이) 튀르키예와 우호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라고 했다.
미국과 스웨덴은 11일부터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일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전화 회담을 갖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했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은 중대한 시기에 나토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스웨덴이 나토 동맹에 가입하는 데 대한 튀르키예의 지지를 권고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튀르키예 측의 반응이 어땠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 의회에서는 튀르키예가 구매를 희망하는 미국 전투기 F-16의 판매를 고리로 튀르키예를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꿈쩍도 하지 않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전투기 외에 무엇으로 설득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