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착취 의혹 '신대방팸' 일당 2명 중 1명만 구속

입력
2023.07.05 23:17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하며 가출한 미성년자를 협박하고 성적으로 착취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신대방팸' 일당 2명 중 1명이 구속됐다.

이민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미성년자 의제강간, 실종아동법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모씨에 대해 증거인멸이 염려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모씨에 대해선 "범행 중 미성년자 간음 부분과 관련하여 사실적, 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의자에게 방어권을 보장해 줄 필요성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달 29일 김씨와 박씨에 대해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20~2021년 신대방팸의 근거지에서 가출한 미성년자를 폭행, 협박해서 성관계를 맺은 혐의(미성년자 의제강간·실종아동법위반·폭행·특수강요 등)를 받는다. 박씨는 다른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친밀감을 조성하고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위계에 의한 미성년자 의제강간·실종아동법 위반)를 받는다.

'우울증갤러리'의 미성년자 성착취 의혹은 지난 4월 서울 강남의 고층빌딩에서 A양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이후 조명됐다. 신대방팸 일당의 성착취가 A양을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경찰은 20대 남성 4명을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성관계를 요구받았다고 주장하는 미성년자의 진술을 확보했고, 이들의 근거지에서 발견한 휴대전화에서 확인된 폭행·협박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김씨와 박씨 외에 2명의 신대방팸 구성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들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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