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게임 체인저' 미니 원전 SMR 경쟁서 주도권 잡자

입력
2023.07.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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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축전 대비 소형모듈원전 산업
민관 42개 기관 맞손…회장사에 SK㈜


세계 에너지 시장이 주목하는 소형모듈원전(SMR)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기업이 협의체를 꾸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수출입은행 등 11개 공공기관, SK㈜, GS에너지,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 31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SK㈜가 회장사를 맡았다.

산업부는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장동현 SK㈜ 부회장 등이 참석해 '민관합동 SMR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 SMR 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SMR은 용량이 기존 대형 원전의 3분의 1 수준인 300메가와트(MW) 이하인 미니 원자로다. 산업부에 따르면 비교적 좁은 발전소 부지에서도 설치할 수 있고 초기 비용이 낮다. 출력 규모가 작아 사고 발생 확률이 낮고 사고가 날 경우 사람의 개입 없이 공기 순환으로 온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안전성도 갖췄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노후 화력 발전을 대체해 2035년까지 85GW, 2050년까지 최대 140GW의 SMR 누적 수요가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미래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는 SMR을 놓고 정부과 기업이 손을 맞잡은 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선 ①SMR의 안전성에 관한 국민의 인식을 개선하는 한편 SMR을 도입할 때 얻을 수 있는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공유하는 게 첫 번째 과제다. ②SMR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도 필요하다. 분산 에너지법, 전력 수급 기본 계획 등 에너지 관련 법과 제도, 중장기 정책에 SMR을 넣어야 한다. ③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SMR 실증과 개발에서 국내 사업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공동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고 ④에너지 선진국들의 각축전에 대비해 정부 정책 금융이나 SMR 산업 육성 펀드를 조성하는 등 금융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이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세계 각국과 기업들은 SMR 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기업은 SMR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면서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사업 모델과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지난 수십 년간 대형 원전을 안전하게 건설하고 운영·관리한 원전 관련 공공기관들은 미래 SMR 시장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SMR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약속했다.

초대 회장사에 선임된 SK㈜ 장 부회장은 "민간과 정부, 공공기관이 한데 모여 의미 있는 첫걸음을 뗐다"며 "앞으로 SMR의 안전성을 널리 알리고 공급망, 제도, 금융 등 여러 방면에서 힘을 모아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