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침공 후 동부 전선에서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병사 2만1,00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2일 CNN 방송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이 최정예를 투입한 동부전선에서만 최소 2만1,000명을 섬멸하고 8만 명을 부상시켜 10만 명 넘는 사상자를 내게 하는 전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그너그룹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사상자를 공개하지 않아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은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를 향해 무장 반란을 일으킨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무장 반란을 일으켜 용병 수천 명을 이끌고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했던 프리고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격 합의한 이후 지난달 27일 벨라루스에 도착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방송은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 벨라루스 소도시 아시포비치 인근의 빈 군사기지에 들어선 수백 개의 천막 구조물을 토대로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를 새 거점으로 삼으려 한다고 추측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잘 이용해 적을 축출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는 계속 지면서 책임을 지게 할 대상을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격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1m마다, 1㎞마다 소중한 목숨을 잃고 있다. 인명을 존중하기 위해 신중히 공격하는 자세를 견지하겠다”고 말했다.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후 주춤했던 러시아는 재차 공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세르히이우카 마을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민간인 3명이 숨졌고, 남부 헤르손주와 북동부 하르키우주에서도 최소 7명이 부상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도 야간 드론 및 미사일 공습이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