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무대, 깜짝 버스킹… 캠퍼스에서 노래하는 가수들이 뜬다

입력
2023.07.0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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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봄 축제 기록한 '뒷이야기' 콘텐츠
캠퍼스로 직접 찾아가 버스킹 선보이는 유튜브 영상 인기
"대중가요 핵심 소비층 20대 겨냥... 파급력 확보에 유리"

즉석 버스킹 유튜브 콘텐츠 ‘전부노래잘함’이 최근 찾아간 서울 동작구 숭실대 캠퍼스. “이별해서 슬픈데 노래는 부르고 싶은 사람을 찾는다”는 진행자 문세윤의 요청에, 후드티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남학생이 발라드를 부르겠다며 광장에 설치된 무대로 올라온다. 학생은 “사실 지금 이별을 말하러 가려 한다”고 고백해 좌중을 술렁이게 한 뒤 탁월한 가창력으로 노래를 불러 충격을 준다. 마스크를 벗은 그는 ‘이별하러 가는 길’로 인기를 얻은 발라드 가수 임한별이었다.

가수들이 대학 캠퍼스 공연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대학 축제가 재개되며 공연할 기회가 늘었고, 캠퍼스에서의 버스킹으로 대학생과 소통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대중가요 핵심 소비층인 20대의 공감대를 얻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학 축제 무대가 끝이 아니다… 리뷰 콘텐츠로 뒷이야기 전해

올해는 3년여간 열리지 못했던 대학 봄 축제가 본격화된 첫해. 지난 5월 전국 대학교를 찾은 가수들의 무대 영상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최근에는 공연은 물론이고 축제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뒷이야기도 직접 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tvN ‘댄스가수 유랑단’은 지난달 22일 방영된 5회에서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가 대학 축제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요즘 애들이 우리 노래를 알까”라며 걱정하는 모습부터,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으로 ‘Z세대’를 열광케 한 현장까지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가수들은 방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학 축제 ‘유랑기’를 전하기도 한다. 그룹 다비치의 멤버 강민경은 지난해부터 대학 축제 시즌에 맞춰 개인 유튜브 채널에 ‘차밥열끼’라는 콘텐츠를 올려왔다. 다비치가 축제 행사를 소화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는 동안 차 안에서 먹는 음식을 다룬 시리즈다. 주제는 ‘먹방'이지만 영상 중간과 말미에 무대에 오르기 전후 인간적인 모습까지 담아 친근감을 더했다.

축제 지나도 대학생과 소통… 유튜브 콘텐츠 주무대 된 캠퍼스

축제 시즌이 끝나도 대학 캠퍼스를 찾는 가수들은 적지 않다.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피넛버터에서 진행하는 ‘전부노래잘함’은 가수들이 한강시민공원, 영화관, 학원가 등 다양한 장소에서 깜짝 버스킹 무대를 선보이지만 특히 화제가 되는 곳은 단연 대학 캠퍼스다. 숭실대 야외 광장에 등장해 대표곡 ‘이별하러 가는 길’을 열창한 임한별의 영상은 채널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인 335만 회를 기록했다. 같은 채널에서 조현아가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서 화통한 무대 매너를 보여준 버스킹 동영상도 조회수 35만 회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됐다.

대학 캠퍼스가 가수들의 주무대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흥행 전략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대학교는 현재 대중가요의 주 소비층인 20대가 가장 많이 모여있는 장소 중 하나”라며 ”특히 대학 축제 무대 등 현장에서의 강한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콘텐츠는 온라인 등에서 파급력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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