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개각, 차관 전진배치...친정체제 걸맞은 국정성과를

입력
2023.06.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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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통일부 장관에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를 지명하고,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장엔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을 임명했다.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은 대거 차관으로 전진배치해 내각에 대한 친정체제를 한층 강화시켰다. 윤 정부 첫 개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는 역도선수 출신 장미란 용인대 교수가 깜짝 발탁됐다. 이번 인사는 장관급을 최소화해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 논란을 줄이는 대신, 손쉬운 차관 인사로 공직사회 내부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집권 2년 차에 부처 장악력을 높이고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탈원전과 이념적 환경정책을 언급하며 “(부처 관료 중에) 새로운 국정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 발언 직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에 강경성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이 임명됐다. 이번 인사 역시 이런 취지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관료조직에 경각심을 불어넣고 정권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를 국민이 체감하도록 하기 위한 수순일 것이다.

다만 이같은 차관 친위제제 인사로 국정쇄신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미흡하다. 역대 정권이 어려울 때마다 활용한 국민통합형 인물 발탁이 없는 데다 야당이 인정할 만한 협치형 인선도 빠졌다. 부패 예방 등으로 공직사회와 부딪칠 권익위 위원장에 대검 중수부장 시절 윤 대통령과 함께한 인사가 임명된 건 독립성과 관련해 마뜩잖다.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책임 문제로 탄핵 심판 중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자리를 지킨 것도 국민 눈엔 쇄신의지 부족으로 비칠 수 있다.

대통령실 출신 차관들의 경우 장관을 패싱한 채 '용산' 눈치만 볼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을 새기기 바란다. 소폭에 그쳤음에도 윤 정부는 이번 개각을 계기로 분위기를 일신하고 국정동력을 마련해 속히 국민 삶에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 후속인사에 파격적 쇄신카드가 담길 필요 역시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