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해 준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27년 만에 이별을 고한다. 국내 통신사 중 마지막까지 2G를 지켜온 LG유플러스가 사업을 끝낸 것. 통신 기술 변화 속에 잊혔던 이름이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현재 2G 가입자들은 모두 LG유플러스 통신망을 쓰고 있다. 이 회사는 가입자들이 다른 통신 서비스로 옮겨갈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을 2년 동안 운영했는데 30일 0시 이를 종료한다고 29일 밝혔다.
2021년부터 2G 신규가입은 물론, 음성통화나 문자메시지 등 서비스 이용 자체가 중단됐지만 일부 사용자들이 다른 통신 서비스로 옮기지 않아 회선은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2G 서비스는 공식적으로 사라진다. KT와 SK텔레콤도 각각 2021년과 2020년 해당 서비스를 접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2G 가입자는 알뜰폰까지 합쳐 모두 5만 명 수준이다. 통신업계는 이들이 대부분 2G 가입 사실을 잊고 있거나 과거를 추억하기 위해 서비스 해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2G는 장비 노후화로 재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어렵고 서비스 이용도 멈췄다"며 "2년이면 다른 서비스로 이동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2G 서비스 종료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011, 016, 019를 떠올리며 "아! 그 번호" 하며 그 시절에 빠져들었다. 40대 후반 직장인 B씨는 "취업 사실을 알릴 때도, 첫째 아이를 낳고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을 때도 2G를 이용했을 것"이라며 "전파에 감성이 묻어났었는데 2G가 없어진다니 아쉽다"고 전했다.
온라인 중고플랫폼 게시판에는 아직 2G 전용 휴대폰 기계와 부품을 거래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사용은 어렵지만 손때 묻은 휴대폰 기계에서 추억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29일 삼성전자가 강남역 인근에 문을 연 체험형 플래그십 매장 '삼성 강남'에도 삼성전자의 2G 휴대폰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당시 애니콜 브랜드로 휴대폰을 생산해 시장을 공략했다. LG전자 싸이언, 팬택 스카이 등 주요 기업들도 자체 브랜드를 만들며 경쟁했다.
2G는 통신 역사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①1980년대 도입된 1G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음성통화만 가능했다. ②1990년대 본격 시작된 2G는 최초의 디지털 방식 통신 서비스로 문자메시지 같은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졌고, 휴대폰 사용 범위도 크게 넓어졌다. 이후 등장한 ③3G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지원했는데 서비스 가입자들은 통합된 010 번호를 사용했다. ④2010년대 등장한 4G는 고화질TV를 보고 자유롭게 인터넷 사용을 가능하게 했다. ⑤2019년 한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한 5G는 가상현실,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등 미래 산업에 꼭 필요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