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출연 일본 유명배우, 모친 자살방조 혐의로 체포

입력
2023.06.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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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자택서 부모와 함께 쓰러진 채 발견
부모는 숨지고 본인은 빠르게 회복 후 퇴원
일가족 동시 극단적 선택 정황에 열도 '발칵'

‘한자와 나오키’ 등 인기 드라마에도 출연한 일본의 유명 가부키 배우 이치가와 엔노스케(47)가 어머니의 극단적 선택을 도운 혐의(자살방조)로 27일 경찰에 체포됐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치가와는 지난달 18일 오전 도쿄 메구로구의 자택에서 부모와 함께 정신을 잃은 채 발견됐다. 그날 오전 이치가와로부터 “오늘은 가부키 출연을 못하겠다”는 메시지를 받은 지인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의 집을 방문했다가 쓰러져 있는 3명을 본 것이다. 어머니는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됐고, 아버지는 병원에 이송된 후 숨졌다. 사인은 향정신성 약물 과다 복용이었다.

다만 부모와 다른 층에서 발견된 이치가와는 빠르게 회복해 다음 날 퇴원했다. 그는 하루 전 가족 회의에서 3명이 “다음 세상에 태어나자”고 결심했고, 자신이 먼저 부모에게 약을 건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유명 가부키 배우 가문의 일가족이 동시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듯한 정황이 드러나자 일본 열도는 충격에 휩싸였다. 게다가 △부모만 사망하고 아들은 살아남은 점 △부모 유서는 없이 아들의 유서만 발견된 점 △약을 넣었던 케이스가 현장에 없는 점 등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사건의 진실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선 사회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용히 보도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 사건은 연일 대대적인 보도가 이어졌던 이유다. 경시청은 이날 체포한 이치가와를 상대로 더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일본 전통극 가부키는 가문 대대로 주역을 계승한다. 이치가와 역시 아버지와 삼촌에 이어 배우가 됐다. ‘롯폰기 클라스’ ‘일본 침몰’ 등에 출연한 유명 배우 가가와 데루유키와도 사촌 사이다. 이치가와는 일본 인기 만화 ‘원피스’를 가부키 극으로 만들어 명성을 얻는 등 차세대 가부키계를 이끌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 발생 직전 한 주간지는 그가 명성과 지위를 이용해 직원을 괴롭히거나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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