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5 아들, 유도관장과 훈련하다 지적장애 됐다"...해당 학원은 계속 운영

입력
2023.06.27 11:50
대구 한 유도관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관장 "대련했다"→"걷다 쓰러져" 말 바꿔 
해당 학원 이름 바꾸고 여전히 운영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유도관장과 대련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뒤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5학년 유도관에서 뇌출혈 조언 부탁드립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두 자녀를 둔 40대 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작성자는 "건강했던 아들이 운동하다가 아직까지 집으로 못 돌아오고 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작성자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인 A군은 대구의 한 유도관에서 지난해 4월까지 약 1년 간 유도를 배웠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유도관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검사결과 외부 충격으로 인한 '급성 외상성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운동을 좋아하고 건강했던 A군은 사고 한 달 만에야 가까스로 깨어났지만, 뇌 손상에 따른 뇌병변과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인지능력평가에서도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5세 미만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좌측 반신마비와 함께 시력이 떨어져 시야장애 심사도 진행 중이다. 현재 A군은 어린이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작성자는 사고 직후 본인 책임을 인정했던 관장이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관장이 사고 직후에는 본인과 1대 1 연습을 했다고 말했지만, 이후에는 걸어오다 아무 이유 없이 쓰러졌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사고 당시 유도관에는 폐쇄회로(CC)TV도 없어 아이가 쓰러진 전후 사정도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학생들과 직원들도 유도관을 그만두면서 사고 당시 상황을 증언해줄 증인도 없다고 작성자는 호소했다. 작성자는 당시 유도관에 다니던 고등학생으로부터 (사고 당일) 아들이 많이 힘들어했고, 평소보다 훈련을 많이 시켰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고와 관련한 결정적 증언은 없었고, 연락도 끊겼다.

해당 유도관은 상호명을 바꾸고 여전히 운영하고 있다고 작성자는 전했다. 그는 "저희 가족은 고통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정작 관장은 아무 일 없이 이름을 바꿔 유도관을 운영하고 있으니 속이 터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도관에서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하지만 관장은 처음과 달리 본인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검찰은 해당 사건을 기소 중지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는 "내 자식도 다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당시 도장에 있던 아이들 부모가 이 글을 보고 제보할 수 있었으면 한다", "같은 나이 아이 키우는 부모 입장이라 남일 같지 않다", "부디 완쾌하길 바란다" 등의 위로가 이어지고 있다.


원다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