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학이 설립한 세계적인 양자 컴퓨터업체가 새로운 양자 컴퓨터를 개발했다.
미국 양자 컴퓨터 업체 아이온큐는 26일 성능이 대폭 개선된 양자 컴퓨터 '아이온큐 포르테'를 개발해 이날부터 29일까지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퀀텀코리아 2023' 행사에서 공개한다. 양자 컴퓨팅 분야의 석학 김정상 박사가 크리스토퍼 먼로 박사와 2015년 미국에서 설립한 이 업체는 뉴욕 증시에 상장돼 시가 총액이 약 2조5,000억 원에 이르는 유니콘(시장가치 1조 원 이상 기업)이다.
노벨상 후보로 곧잘 거론되는 김 박사는 서울대 물리학부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벨연구소를 거쳐 2004년부터 듀크대 전자컴퓨터공학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가 세계적 과학 학술지 네이처지에 발표한 '단일광자 빔 발생장치' 논문은 양자컴퓨터 개발에서 중요한 이론으로 꼽힌다.
이번에 이 업체가 발표한 아이온큐 포르테는 최대 32큐비트 성능을 지녔다. 큐비트는 양자 컴퓨터의 성능을 나타내는 단위다. 구글이 2019년 발표한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는 53큐비트 성능을 지녔는데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리는 계산을 3분여 만에 해냈다. 아이온큐 관계자는 "발표한 큐빗 수치보다 실제 알고리즘을 가동할 수 있는 큐빗 수치는 차이가 있다"며 "미국 양자컴퓨팅산업선도기업연합(QED-C)의 성능 평가에서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터가 가장 성능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아이온큐 포르테를 고객사에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현대자동차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개발과 안전성 개선 작업에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등이 이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앞으로 이 업체는 아이온큐 포르테를 사이버 보안, 의학 연구 등 슈퍼 컴퓨터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상 아이온큐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양자 컴퓨팅은 다양한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산업 성장을 위해 양자 컴퓨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