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구를 우크라이나에서 자국 러시아로 돌린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처벌 없이 인접국인 벨라루스로 향할 전망이다. 이로써 내전 우려까지 나온 바그너의 무장 반란은 약 24시간 만에 종료됐다.
24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오늘 사건은 비극적이었다”며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 입건은 취소될 것이다.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말이 그가 벨라루스로 떠날 수 있다는 보장”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현재 프리고진의 위치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CNN방송도 바그너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난 후 그의 행방은 묘연하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프리고진뿐 아니라 다른 바그너 그룹 병사들도 기소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번 반란에 가담하지 않은 바그너의 병사들은 국방부와 계약하게 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며 “유혈사태를 피하는 게 책임자 처벌보다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장섰던 바그너 그룹은 전날 러시아군이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수도 모스크바로 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를 ‘반역’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에 나섰으나, 바그너 그룹은 단 하루 만에 모스크바 코앞까지 진격했다. 내전 위기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에 나섰고, 바그너 그룹의 철수 대신 러시아는 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합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