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파이브가이즈 매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300m 떨어진 곳에 1호점이 자리 잡고 있는 경쟁사 '쉐이크쉑'과 '슈퍼두퍼'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쉐이크쉑, 인앤아웃과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가 26일 국내 1호점 문을 연다. 파이브가이즈는 전 세계 23개 나라에서 1,8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여섯 번째 진출 국가다.
김 본부장이 '경쟁 상대가 없다'며 호언장담한 이유는 품질. 모든 재료를 신선한 상태로 공수해 냉동 제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이브가이즈 주방에는 ①냉동고 ②타이머 ③전자레인지가 없다고 강조한다.
이곳의 개성으로 꼽히는 100% 땅콩기름으로 튀긴 감자튀김도 냉동 제품이 아닌 국산 생감자로 만든다. 김 본부장은 "유학 시절 먹어본 파이브가이즈의 맛과 브랜드에 반해 본사를 직접 찾아가 만났을 때부터 1호점 오픈까지 2년이 걸렸다"며 "완벽한 감자를 국내에서 찾는 데 1년 반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로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는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는 "감자는 시즌마다 공수 지역이 바뀌는데 지금은 매일 전남 보성 감자를 매장에서 직원이 기계로 자른다"며 "호주산 소고기로 아침마다 패티를 만들고 빵도 자체 레시피대로 만든 전용 제품을 주 5회 공수해온다"고 말했다.
파이브가이즈는 미국 프리미엄 버거 중에서도 가격대가 높다. 기본 햄버거(패티 2장) 단품 가격이 1만3,400원부터, 리틀 햄버거(패티 1장) 단품 가격이 9,900원부터 시작이다. 오 대표는 "파이브가이즈 미국 매장 평균 가격보다 13%, 홍콩 매장보다는 17%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했지만 경쟁사들보다는 10~15% 비싸다"고 말했다. 이안 로스 맥켄지 파이브가이즈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비싼 만큼 한국 소비자들이 품질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이브가이즈는 입구에 고객을 위한 무료 땅콩을 쌓아두고 매장에서는 플라스틱 트레이가 아닌 종이봉투에 음식을 담아주는 등 철저히 '미국 본토 스타일'을 따랐다. 기본 제공 메뉴는 단순한 대신 버거는 열다섯 가지, 셰이크는 여덟 가지 토핑을 추가 금액 없이 다양하게 더 넣어 고객이 원하는 방식의 조합이 가능하다.
지난해부터 국내에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가 속속 상륙해 올해 매장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2022년 3조9,875억 원으로, 올해는 3조9,999억 원까지 커지고 2025년에는 4조1,325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14만 원 초고가 버거'로 유명한 고든램지 버거는 이번 달 말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에 2호점을 차린다. 버거 가격을 1만 원대로 책정한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도 3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문을 열었다. bhc가 들여온 슈퍼두퍼는 4월 서울 홍대에 2호점을 최근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에 3호점까지 늘렸다. 2016년 SPC가 들여온 쉐이크쉑도 4월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몰에 25호점을 열었고 하반기에 26호점 운영을 시작한다.
반면 지난해 대우산업개발의 외식 자회사가 들여온 굿스터프이터리(GSE)는 고환율 등을 이유로 1호점 오픈 5개월 만에 철수, 강남대로를 떠났다. 에프지코리아는 "5년 내에 15개 이상의 파이브가이즈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