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로 179개국 대표에 맨투맨 홍보'... 윤 대통령·정재계 총출동

입력
2023.06.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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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부산엑스포 공식 리셉션서 지지 호소
정재계 고위 인사 총출동 '유치 의지' 강조
K푸드, K컬처 앞세워 마지막까지 홍보전
"정부·기업·국민 힘 모으면 가능한 시나리오"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공식 리셉션에서 179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들을 상대로 '맨투맨 외교'를 마친 뒤, 대통령실에선 이 같은 평가가 나왔다. 2030 엑스포 유치 가능성을 두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한발 앞섰다는 평가가 있지만, 한국 부산도 선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이 전날 BIE 총회 4차 프레젠테이션(PT)에서 한국의 유치 역량과 의지를 성공적으로 알린 데 이어 이날까지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유치전에 나선 결과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BIE 주관으로 파리 시내에서 열린 대한민국 공식 리셉션 행사에 참석했다. 공식 리셉션은 2030 세계엑스포 개최국 결정 투표까지 후보국별로 단 한번, BIE 전체 회원국 대표단을 초청하여 개최할 수 있다.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는 지난 19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리셉션을 마쳤고, 이탈리아는 전날 저녁 리셉션을 개최했다.


'K브랜드' 매력 앞세운 전시·공연 선보여

윤 대통령은 각국 대표들과 직접 인사를 나누며 한국의 부산엑스포 유치 열망은 물론 혁신기술과 첨단산업을 가진 경제 강국 위상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는 대한민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함으로써 우리가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에 보답할 것"이라며 "부산은 세계박람회 유치를 간절히 열망하는 시민의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재계 총수를 비롯해 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집행위원, 국회 엑스포 특위 위원 등도 각국 주요 인사를 만나 유치전에 나섰다.

행사장에는 '부산은 준비됐다(Busan is Ready)'는 노란색 입간판이 걸려 있고, 부산의 마스코트인 갈매기 '부기'가 그려진 포스터가 크게 배치됐다. 각국 대표들을 위해 애호박 타르트, 게살 찹쌀 리조토, 불고기 샌드위치 등 퓨전 한식과 막걸리, 매실주, 소주 칵테일 등 전통 주류로 K푸드를 준비해 두었다. 세계 랭킹 1위 비보이팀인 진조크루의 국악 선율에 맞춘 공연과 뮤지컬 배우 김준수와 차지연의 갈라 공연 등 'K브랜드' 전시와 공연이 이어졌다. 전날 4차 PT 첫 번째 연사로 참석했던 싸이도 리셉션에 참석해 BIE 대표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발 앞선 사우디… 추격하는 한국·이탈리아

2030 세계엑스포 유치전은 한국 부산, 사우디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의 3파전으로 진행 중이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179개 BIE 중 사우디를 공개 지지한 국가는 약 70여 개국으로 한국과 이탈리아가 그 뒤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영어 연설자'로 등장한 4차 PT와 리셉션 이후 부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게 대통령실 평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 PT는 완벽했다"며 "세 나라 중 가장 잘했다는 평가가 많고, 외신도 그렇게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도 윤 대통령의 PT 내용과 행보를 비중 있게 보도하며 엑스포 유치전에 주목했다.

대통령실은 '승자'를 장담하긴 이르다고 보고 막판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BIE 총회 규정에 따라 11월 말 BIE 회원국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하는 국가가 없으면 1, 2위 후보국 간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한국이 1차 투표에서 사우디보다 많은 표를 얻을 확률은 적지만, 결선투표에서 이탈리아를 지지하던 유럽 국가들의 표를 흡수하면 역전이 가능하다. 특히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사우디 지지 국가들이 막판에 한국으로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기업·국민이 힘을 모으면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자신했다.

김지현 기자
파리= 김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