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에 수천 명의 병력이 운집한 모습이 포착됐다. 내달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으로 보인다. 지난달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상황에서 △분위기를 추스르고 △무력을 과시하고 △주민 결속을 꾀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2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상업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15일 촬영한 평양 위성사진에는 미림비행장과 승마장 인근 열병식 훈련장에서 다수의 차량과 병력이 포착됐다. 직사각형 형태의 크고 작은 행렬 약 50여 개가 훈련장 곳곳에서 행진 연습을 하는 모습이라고 RFA는 해석했다. 최소 4,000명에서 최대 8,000명 규모다. 또 차량과 트럭 약 700~800여 대도 주차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림비행장에 대규모 병력과 차량이 등장한 점에 비춰 7월 27일 정전협정체결일, 북한이 주장하는 ‘전승절’을 맞이해 열병식이 열릴 전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RFA에 “열병식 준비 기간이 한두 달 정도임을 고려하면 전승절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며 “미림비행장 외에도 각지에서 따로 열병식 준비가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실제 참여 규모는 이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앞서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평양에서 개최했다. 당시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최초 공개하고 이후 4월 13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이러한 전례로 볼 때 이번 열병식에서도 북한이 새로운 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이 지난달 31일 쏘아 올린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의 발사 실패를 자인하며 "가장 엄중한 결함"이라고 다그친 만큼, 이를 만회하려 강한 국방력을 과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또 천리마-1형을 열병식 전에 재차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위성 발사 성공을 앞세워 주민 단결을 꾀하면서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선전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계산이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가 실패한 지난달 말부터 열병식 훈련장 일대에서는 차량·병력이 사라졌다. 이후 이달 10일부터 다시 움직임이 나타나 11일부터 본격적인 행진 연습이 시작됐다고 RFA는 보도했다. 북한이 위성 발사와 열병식을 연계해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