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K방산의 꿈 머지않았다

입력
2023.06.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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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방위산업 수출 수주액이 사상 최대인 173억 달러를 달성했다. 올해도 폴란드 등 동유럽과 동남아, 중동 등에서 활발히 수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불과 수년 전에는 방산비리로 국민적 질타가 쏟아졌는데, 이제 방산은 윤석열 대통령 말씀처럼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자 첨단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방산 분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격려도 급증하고 있다.

방위산업 수출에 거는 국민적 기대가 날로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경제회복을 이끌 대표산업으로 등장하였다는 점이다. 코로나 이후 세계경기 회복 지연, 미중 갈등 등으로 한국 경제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K방산은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2010~2020년에는 연평균 약 30억 달러에 머물렀지만, 2021년 72억 달러로 업종별로 보면 7번째로 큰 수출산업이 되었다. 2022년에는 173억 달러로 그 순위가 더욱 상승했다. 방산 수출 증가는 무역수지 개선뿐만 아니라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지식과 첨단분야 기술을 필요로 하는 방위산업은 청년층을 위한 고급 일자리 창출력이 크다.

두 번째 이유로는, 방산기업의 경쟁력 및 국방력 강화 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내수에만 의존하면 방산기업은 영세해지고 생산라인 유지를 위한 정부지원 필요성도 커진다. 하지만 수출이 증가하면 '규모의 경제'로 인해 매출액·이윤이 개선되고, 국내조달에서도 더 낮은 가격의 공급이 가능해져 국방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우리가 전통적인 선진국과 대등한 위상을 가진 국가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방산 수출은 미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우리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글로벌 10대 경제규모, 메모리반도체 등의 제조업 경쟁력, 한류 확산 등에도 불구하고 국제무대에서 충분한 위상을 확보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방산 수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국력이 재평가되고 있고, 국가 위상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방산 4대 수출강국 달성을 위하여 다양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필자는 이와 관련 특히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우선 지속적인 투자 확대다.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이 되려면 방산투자도 세계 4위 수준이 되어야 한다. AI·로봇, 우주무기 등 미래첨단기술 개발, 부품 국산화, 방산중소기업 육성 등에서의 지속적인 투자확대가 필요하다. 둘째, 연구개발 역량 확충의 중요성이다. 방산 연구개발은 대규모 투자소요와 투자리스크 때문에 기업이 담당하기 어려우며, 정부·연구기관이 담당할 수밖에 없다. 세계 4대 수출국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연구개발 조직 개편, 인력 확충, 처우개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방산수출 금융지원 방안 마련이다. 우리 방산수출의 주요 대상인 개도국 정부는 대부분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재정여건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방산수출 국가들은 개도국에 대한 방산수출 시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K방산이 글로벌 4대 강국에 진입하려면 수출지원을 위한 금융대책이 그만큼 필요하다.


한경호 방사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경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