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폭 35m' 더 커진 北 신형 무인기 포착... "무거운 장비 싣고 멀리 날 것"

입력
2023.06.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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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뉴스, 방현 공군기지서 포착 
기존 무인기 날개보다 1.75배 길어 
"1만 피트 이상 올라가 작전 수행"

기존 무인기(드론)보다 2배 가까이 커진 북한의 신형 드론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지난해 말 드론을 우리 영공에 침범시켜 용산 대통령실 인근까지 접근했던 북한은 성능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15일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 평안북도 방현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대형 드론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 드론의 날개폭은 약 35m 정도로, 지난 3일 같은 비행장에서 촬영된 20m짜리보다 1.75배 길다.

NK뉴스는 신형 드론의 날개 형태가 해외에서 제작된 다른 드론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위성사진 촬영 당시 활주로 주변에 차량이 오갔는데 드론 시험비행에 필요한 안테나 등 특수 장비가 탑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체가 커졌다는 건 그만큼 성능이 개선됐다는 의미일 수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큰 무인기는 보통 중고도(1만 피트) 이상 날아올라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비행시간도 길어지고, 고급 카메라 등 고가 장비도 싣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신 작은 드론에 비해 우리 레이더에 잡힐 가능성은 커지고 쉽게 요격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류 전문위원은 "북한은 다양한 크기의 무인기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인기 개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심 관심 사안이다. 다만 개발 관련 정보는 별로 알려진 게 없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2021년 1월 "500㎞ 전방 종심(중심)까지 정밀 정찰할 수 있는 무인 정찰기와 타격 장비를 2025년까지 개발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지만, 이후 진척 사항에 대한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NK뉴스는 "방현 비행장에서 목격된 무인기가 전투용인지 정찰용인지도 아직 불분명하다"며 "김 위원장 시찰이 이뤄질 때까지 구체적 내용의 공개는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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