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로 전력 수요 최대지만…"원전 가동 증가로 수급 안정적"

입력
2023.06.16 07:00
정부, 여름철 전력 수급 대책 발표
원전 공급능력 2.8GW 늘어 '안정적'
예비 전력 7.6GW까지 추가 확보


그 어느 해보다 무더운 날씨 탓에 올여름 전력 최대 수요가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예년보다 전력 공급량이 늘면서 전력 수급이 안정적으로 가능해져 '블랙아웃'(대정전) 발생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처럼 더위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거나 예외적 기상 상황으로 전력 수요는 많아졌는데도 태양광 발전이 충분치 않아 공급이 모자랄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원전 가동 증가… 피크 시 공급능력 106.4GW '수급 안정적'


산업통상자원부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15일 발표했다. 정부는 올여름 기온이 다른 해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피크 시기인 8월 둘째 주에 92.7~97.8기가와트(GW)의 최대 전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른 더위로 전력 수요가 급증했던 지난해 7월 초순 최대 수요(93GW)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다. 여름철 전력 최대 수요는 △2019년 90.3GW △2020년 89.1GW △2021년 91.1GW △2022년 93.0GW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원자력발전소 가동률을 올리면서 수요가 최대치를 찍을 시점에 공급 가능한 전력량은 지난해(99.7GW) 대비 6.7GW가 더 증가한 106.4GW일 것으로 예측된다. 신한울 원전 1호기(1.4GW)가 지난해 12월 가동을 시작하고 고장·정비 시기가 겹쳐 운행하지 못했던 원전을 재가동하면서 국내 원전 25기 중 22기가 투입된다. 이로 인해 원전 가동 능력은 지난해 20.5GW에서 올해 23.3GW로 2.8GW 더 늘었다.

이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 대비한 예비 전력(공급 능력 용량과 수요의 차이)도 안정적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여름 예비력은 평균치 기준 13.7GW,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피크 시점의 경우 8.6GW로 전망된다. 2018년 7.1GW, 2019년 6.1GW, 2020년 8.9GW, 2021년 9.6GW, 지난해 5.2GW와 비교해 높은 수치다. 보통 예비력이 10GW 이상이면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심각한 더위로 전력 수요가 예측 범위를 넘거나 일부 발전기가 고장 나는 극단적 비상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며 "사전에 약속된 기업의 생산 시설 가동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줄여 7.6GW의 추가 예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전력 수급 대책기간 26일부터…지난해보다 2주 늘려


정부는 기상 패턴이 변해 이른 더위가 찾아와 최대 전력 수요 시기가 8월에서 7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통상 여름철 전력 수요는 기온이 높고 산업체가 여름휴가에서 복귀하는 8월 둘째 주에 최고점을 찍었지만 최근에는 편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봄철과 마찬가지로 여름철에도 전력 수요가 낮고 태양광 이용률이 높아 제어가 필요한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할 계획이다. 올해 봄철 태양광이 밀집된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계통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일부 발전기의 출력을 제어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경기 의왕시 전력거래소 경인지사를 찾아 전력수급 대책을 점검하고 변전 설비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 정부는 26일~9월 15일 전력수급대책기간을 정하고 수급상황실을 운영하며 여름철 국민 생활에 불편이 없게 전력 수급 관리에 힘쓸 예정이다. 이 장관은 "최근 4, 5년 동안 전력 수급에 차질이 없었다"며 "하지만 때 이른 더위 등 변수는 늘 있는 만큼 예비자원들을 철저히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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