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 주말 중국을 방문한다.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으로 무기한 연기됐던 방중 일정도 최근 미중 간 고위급 접촉이 재개되는 흐름 속 4개월 만에 다시 성사됐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6~21일 중국 베이징과 영국 런던을 각각 방문한다”고 14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중국 고위 관리와 회동해 양국 간 열린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이번 방중에선 양국 간 우려 사항과 글로벌·초국가적 문제에 대한 협력 방안을 다룰 예정이라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특히 최근 좌절된 군사정찰위성의 재발사를 예고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한반도 문제도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2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대해 “베이징 회담에서 북한이 현안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비핵화 진전에 중국이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문으로 미중 관계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망했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찾은 후 양국 관계는 급격하게 악화됐다. 그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가지는 등 대화가 재개되는 듯했으나 올해 초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다시 틀어졌다. 지난 2월 블링컨 장관은 양국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하기 위해 방중을 계획했으나, 중국 정찰풍선 사태를 이유로 출발 당일 일정을 취소해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미 CNN 방송도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복잡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매우 중요한 방문”이라고 내다봤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을 방문한 후엔 영국으로 이동해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