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16일 중국 찾는다...‘정찰풍선 사태’로 방중 취소 넉 달 만에 재개

입력
2023.06.1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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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중국 고위직 만나 소통 유지 논의"
세계 현안·협력 논할 것...북핵 문제 다뤄질 듯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 주말 중국을 방문한다.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으로 무기한 연기됐던 방중 일정도 최근 미중 간 고위급 접촉이 재개되는 흐름 속 4개월 만에 다시 성사됐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6~21일 중국 베이징과 영국 런던을 각각 방문한다”고 14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중국 고위 관리와 회동해 양국 간 열린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이번 방중에선 양국 간 우려 사항과 글로벌·초국가적 문제에 대한 협력 방안을 다룰 예정이라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특히 최근 좌절된 군사정찰위성의 재발사를 예고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한반도 문제도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2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대해 “베이징 회담에서 북한이 현안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비핵화 진전에 중국이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문으로 미중 관계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망했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찾은 후 양국 관계는 급격하게 악화됐다. 그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가지는 등 대화가 재개되는 듯했으나 올해 초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다시 틀어졌다. 지난 2월 블링컨 장관은 양국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하기 위해 방중을 계획했으나, 중국 정찰풍선 사태를 이유로 출발 당일 일정을 취소해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미 CNN 방송도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복잡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매우 중요한 방문”이라고 내다봤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을 방문한 후엔 영국으로 이동해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