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서 방탄소년단(BTS) 기념우표 판매가 시작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BTS 멤버들의 사진과 기념품을 손에 든 팬들은 우체국 문이 열리는 오전 9시 전부터 우표를 사기 위해 긴 대기줄을 만들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아침 일찍부터 50여 명이 기다렸다"며 "중앙우체국이 있는 명동은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보니 바다 건너 일본에서 온 팬들도 여럿 보였다"고 전했다.
BTS 기념우표는 총 10종으로 1장당 7,770원에 판매된다. 발행량은 150만 장이다. 멤버들의 초상이 담긴 기념우표패킷(책자) 25만 부도 함께 만들어졌는데 가격은 2만 원이다. 지난달 22~25일 사이 진행된 인터넷 사전 판매에선 3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이번 기념우표는 세계적 아티스트로 성장한 BTS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정부가 제작하는 기념우표는 보통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을 모델로 세운다. 대통령 기념우표가 대표적이다.
BTS는 현재 활동 중인 가수로는 처음으로 정부 발행 기념우표 모델이 됐다. 2021년 한국 대중가수로는 최초로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수상 후보에 오르며 단독 무대를 펼친 점과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수상한 것을 주요 성과로 인정받았다.
올해 '제65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3년 연속 수상 후보로 지명된 BTS는 그래미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 등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단독 공연을 펼치는 기록을 세웠다.
다만, 현행 규정상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국위 선양한 인물을 제외하면 살아 있는 인물이 우표 모델이 될 수 없는 만큼, BTS 기념우표도 멤버 개개인의 얼굴 대신 앨범 이미지가 들어갔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K팝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BTS 기념우표 발행을 시작으로 의미 있는 기념우표를 계속해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