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10년 노력의 결실인 아르헨티나발 리튬 상용화에 본격 나선다. 아르헨티나 소금호수에서 들여온 리튬을 이차전지 소재용 수산화리튬으로 최종 가공하는 공장을 짓기 위한 첫 삽을 뜬 것. 연간 전기차 6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리튬을 생산하는 시설이어서 철강을 넘어 세계적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13일 전남 순천시 율촌 1 산업단지에서 국내 최초로 아르헨티나 염수에 기반한 이차전지 소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약 5,75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포스코리튬솔루션이 자금 조달과 공장 건설·운영을 맡는다.
포스코홀딩스는 보유한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확보·가공한 탄산리튬을 국내로 가져와 이 공장에서 이차전지용 수산화리튬으로 만든다. 이곳에서 만들 수산화리튬은 2만5,000톤(t) 규모로 전기차 약 6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이날 "리튬을 비롯한 글로벌 자원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재 국산화에 앞장서 이차전지 분야를 비롯한 국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순천 공장은 포스코그룹이 10년 전부터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전환을 꾀하며 리튬 확보에 힘을 쏟은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스코그룹은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커지면 배터리 제작의 필수 원료인 리튬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리튬 원료가 포함된 소금호수 소유 업체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2018년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를 인수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2015년부터 리튬 가격이 상승하자 계약을 하기로 한 업체들이 중국 기업들과 손잡으며 등을 돌렸다"며 "전 세계를 돌며 발품을 판 끝에 아르헨티나 염호를 사들였고 3년 넘게 검증 작업을 거쳐 현지에 생산 시설을 짓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2030년까지 연 30만 t규모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생산 규모를 1년에 10만 t(2028년 기준)으로 키우고 광석 리튬 확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으로 리튬 생산량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착공식이 진행된 율촌산업단지를 이차전지 소재 생산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재 율촌단지 내 ①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광석리튬공장을 건설중이며 ②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공장을, ③포스코HY클린메탈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을 각각 가동하고 있는 등 그룹 핵심 소재 계열사들이 터를 잡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리튬 확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자 SK온,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배터리·완성차 제조업체들의 협업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까지 시행되면서 예상보다 많은 기업들이 손을 잡자고 제안하고 있다"며 "투자 계획을 신속하게 집행해 소재 분야에서 입지를 확실히 다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