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2030세계박람회 3차 경쟁발표 행사에서 필자는 부산을 대표하는 발표자 중 한 명으로 참석했다. 또 세계박람회가 인류의 기후위기 극복을 견인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한민국 부산이 그 역할의 최적 도시라고 호소했다.
기록적인 극한 기상·기후와 그에 따른 심각한 손실 및 피해에 대한 뉴스가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 보고서는 인간 활동이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폭염, 폭우, 가뭄 등 극한 기상·기후 현상을 더욱 빈번하고 심각하게 만든다는 데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15℃ 높아졌으나,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우리의 대응은 아직 너무나 저조하다.
각국이 약속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50년 탄소중립의 향방과 지구온난화를 2℃, 더 나아가 1.5℃ 아래로 제한하는 것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빈곤 종식과 기후·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인류가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하는 17개의 유엔지속가능발전 목표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2030년은 인류의 생존과 번영의 향방을 가름하는 중요한 이정표이자 분기점이다.
2030세계박람회는 인류가 직면한 최대 난제인 인위적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에 나선 부산은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 ‘인류를 위한 기술 개발’, ‘계층 간 및 국가 간 존재하는 다양한 격차 문제 해소’를 다룰 것을 제안하고 있다.
기후변화 해결에 필요한 공감대 형성을 위한 부산의 노력은 이미 시작되었다.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는 ‘엑스포를 통한 기후변화 저지’를 주제로 ‘엑스포해양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후산업국제박람회도 개최된 바 있다. 부산의 2030세계박람회 주제와 준비단계에서의 다양한 실천은 지난 4월에 실시된 세계박람회기구의 실사과정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오는 20일부터 이틀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172차 BIE 총회에서 4차 경쟁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11월 열리는 마지막 투표 순간에 회원국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승부처가 될 것이다. 기후위기 극복에 대한 진정성을 어떻게 선보이고 회원국들을 설득할 수 있는가가 유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이다. 이번에는 발표자로 직접 참석하지 않지만 부산이 엑스포 유치를 통해 기후위기 극복 등 세계적 대전환을 열어갈 수 있도록 부산 시민, 대한민국 국민 모두와 함께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