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진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하는 가운데, 가부의 키는 두 의원의 '친정'이자 과반 의석(167석)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이 쥐고 있다. 지난해 12월 노웅래 의원과 올 2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가결을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
민주당은 이전 체포동의안 표결 때와 같이 별도의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길 방침이다. 본회의에 앞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도 두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은 공식 안건으로 다루지 않을 계획이다.
이번 표결에서 가결을 점치는 견해가 많은 것은 두 의원이 연루된 돈 봉투 의혹뿐 아니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은 탓이다. 당내에서도 이후 혁신기구 신설을 결의한 만큼 대내외적으로 쇄신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민심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두 의원의 경우 육성이 담긴 녹취록까지 공개된 상황인 만큼 '검찰의 야당 탄압' 프레임만으로 여론을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3월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도 대거 찬성표를 던져 가결시켰다는 점도 부담이다. 부결될 경우 여권에서 민주당을 향해 '방탄 프레임' 공세가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표결 하루 전인 11일 논평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5명의 현역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현재까지 가결된 것은 하영제 의원이 유일하다"고 견제구를 던진 것도 그래서다. 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을 향해 "자당 소속의 이재명 대표와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만 부결시켰다"며 "이번에도 '내로남불 방탄대오'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일각에선 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만약 가결된다면 노 의원과 이 대표의 부결 때와 비교해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고, 향후 이 대표에 대한 2차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 개인정보 유출사건 연루 의혹으로 최강욱 의원과 국회사무처에 대한 압수수색 등 수사당국을 향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결표 가능성을 점치는 요인이다.
또 다른 변수는 한 장관의 체포동의 요청 발언과 두 의원의 신상발언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노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한 장관은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녹음돼 있다" 등 구체적인 정황 증거까지 제시하면서 '피의 사실 공표' 논란을 불렀다. 한 장관의 이례적으로 자세한 설명이 민주당 의원들의 반감을 불러 부결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두 의원이 의혹이 불거진 후 탈당했다는 점도 민주당 내 동정표를 부를 수 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한 장관의 발언과 이어지는 두 의원의 발언에 따라 동정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이에 표결 결과가 영향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