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의 대표 정책인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 참가 학생 수가 지난해 크게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전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이 정책이 고교학점제의 2025년 전면 시행과 정착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의 질을 끌어올려 ‘교육 수도’ 견인차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6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세종시 관내 고등학교 20개교와 중학교 17개교가 참여하는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 170여 과목에 3,738명이 수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은 각 학교 단위에서 개설하기 힘든 과목이나 심화ㆍ전문 교과 과정을 관내 학교들이 공동으로 개설, 금요일 오후 또는 토요일 공동 운영하는 제도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작년 한 해 7,261명이 수강한 점을 비춰 비슷한 규모의 학생들이 참가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입시 압박이 커지는 2학기에 3학년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해지는 점을 고려하면 한 해 전체 참가자 수는 올해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전체 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약 2만7,000명이다.
2017년 세종시가 국내서 처음 도입한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은 첫해 2,667명을 시작으로 매년 인기를 끌었다. 2021년 세종시 중ㆍ고교 학생 3명 중 1명 수준인 9,000명이 수강했다. 학생들은 물론 전국의 교사와 학교가 호평하면서 2019년엔 교육기관 정부 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2020년엔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학교 교과에서는 국제경제 관련 과목이 없지만 수강을 희망하는 학생이 모이면 개설되고, 학생들은 그곳에서 주식 투자까지 하는 식이다.
특히 세종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을 비롯한 인근의 풍부한 대학ㆍ연구 인력, 세종에 집중된 국책 연구단지 등의 전문인력을 강사진으로 구축할 수 있어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국가와 교육청, 학교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적성과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시대 분위기를 감안하면 세종은 아주 유리한 고지에 있다”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 세종의 교육 경쟁력은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비록 수강생 규모는 줄었지만 입시에서 학교 생활기록부 반영 항목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감소이고,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의 효과는 가시화하고 있다는 게 세종시교육청의 자체 분석이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6, 7년 전에는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대전, 서울 등 타지역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이 자리를 잡고, 입시생 사이서도 ‘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확산하면서 교육 문제로 세종을 떠나는 경우는 자사고, 과학고 등 세종에는 없는 학교 진학 목적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