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방한하는 '챗GPT' 대부 샘 알트만의 특별한 인연

입력
2023.05.30 15:36

전 세계 화제를 불러일으킨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샘 알트만 대표가 다음 달 9일 한국을 찾는다. 오픈AI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오픈AI는 전 세계에서 매달 1억 명 이상이 사용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알트만 대표는 지난 3월 전 세계 AI 발전을 위해 챗GPT를 다른 업체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일부(API)를 공개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알트만 대표의 방한에 맞춰 오픈AI와 공동으로 AI 대담 행사를 갖는다. 장소는 비공개다. 대중이 참관하는 공개토론 형태로 진행되는 이 행사에서 알트만 대표와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AI 전문가로 유명한 조경현 미국 뉴욕대 교수는 AI의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


알트만 대표의 이번 방한은 AI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캐나다, 브라질, 스페인, 영국, 일본, 이스라엘, 호주 등 17개국 17개 도시를 찾는 월드투어 행사의 일환이다. 당일 하루 일정으로 서울을 찾는 그는 오전에 중소벤처기업부 행사에 참여하고 오후에 이 대표 및 조 교수와 공개 대담을 갖는다.

그의 이번 방한은 이 대표와 개인적 인연도 영향을 미쳤다. 알트만 대표는 오픈AI 설립 이전인 2011년 신생기업(스타트업) 육성업체 미국의 와이콤비네이터에서 시간제 파트너로 일하다가 2014년 대표가 됐다. 당시 그는 이 대표와 스타트업 투자 의견을 자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알트만 대표가 양사 모두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니 같이 협력하자는 제안을 했다"며 "와이콤비네이터에서 발굴한 회사에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후속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실제 알트만 대표와 이 대표가 협의를 거쳐 투자한 다수의 스타트업 중 유명한 곳으로 국내의 마크비전과 인도네시아 아자이브가 대표적이다. 마크비전은 AI로 위조 상품을 가리는 솔루션을 개발해 전 세계 118개국에서 1,500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기업가치 1조 원의 유니콘이 된 아자이브는 동남아시아 최대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주식, 펀드, 암호화폐 투자 상품 등을 운용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알트만 대표가 오픈AI를 설립한 뒤에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알트만 대표와 지금도 종종 대화한다"며 "그래서 이번 대담에도 카이스트 동아리 후배인 조경현 뉴욕대 교수와 함께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AI의 자연어처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석학이다. 카이스트 전산학부를 거쳐 핀란드 알토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문장의 전후 맥락을 파악해 해답을 제시하는 신경망 기계 번역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현재 나와 있는 대부분의 AI 번역 프로그램이 조 교수가 개발한 알고리즘을 이용한다.

이 대표는 알트만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오픈AI에 투자할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다. 그는 "오픈AI가 비영리 법인을 표방하지만 GPT를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등 수익 모델을 갖고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라면서 "하지만 지금 시점에 투자하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