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중도우파와 극우 정당 연합이 중도좌파 여당을 제치고 승리했다. 선거에서 참패한 집권당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7월 조기 총선 실시를 선언했다.
28일(현지시간)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과 극우 야당 복스(Vox) 연합은 집권당인 사회노동당(PSOE·사회당)을 꺾고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선 광역 자치단체 12곳 가운데 3곳에서만 사회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고, 나머지 9개 지역은 국민당과 복스 연합이 우위였다.
총선의 '전초전' 성격인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승리를 챙기자, 산체스 총리는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 산체스 총리는 선거 다음 날인 29일 기자회견에서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7월 23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 총선은 올해 말 예정돼 있었다.
산체스 총리는 2018년 집권 이후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 최저임금 인상, 은행 및 에너지 기업 에 '횡재세' 부과 등의 정책을 펼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산체스 정권의 이 같은 정책은 스페인 부유층을 화나게 만들었다"며 "올 상반기 스페인 경제가 대부분의 유로 지역 국가들을 능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산체스호 경제를 확신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산체스 정권의 '선심성' 복지에 국민들이 염증을 느꼈다는 비판도 있다.
정치 컨설팅회사 유라시아그룹의 페데리코 산티 연구원은 "좌파는 매우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며 "이는 또 다른 좌파 연합의 가능성이 지방선거 이전보다 훨씬 희박해졌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민당이 이끄는 우파는 마드리드 주지사 선거를 제외하면 뚜렷하게 과반을 차지한 지역이 거의 없었다. 카를로스 3세 대학 정치학과의 이그나시오 후라도 교수는 "우파 진영이 확장되기는 했지만 극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다"라면서도 "무게중심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기기에는 충분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