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물에 빠졌다. 27일 중부지방에서 시작된 비는 전국으로 확산해 연휴 기간 내내 내리다 30일에야 차츰 그친다. 곳에 따라 100㎜ 이상 호우도 예상된다. 지난 5일 시작된 연휴 때도 계속된 비 때문에 오랜만에 마스크 없는 봄 여행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실망했다. 1996년부터 개최해 온 프로야구 트윈스와 베어스 어린이날 라이벌전이 27년 만에 처음 취소됐을 만큼 ‘계절의 여왕’인 5월의 잦은 비는 심상치 않다.
□ 3일 이상 계속되는 이번 비의 원인은 중국에서 불어오는 습기 많은 공기와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에서 부딪쳐 오래 머물며 비를 뿌리기 때문이다. 통상 6월 말 7월 초에 나타나는 장마와 같은 이치이다. 2021년 5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리며 강수일수 역대 1위를 기록했는데, 2년 만에 재현된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5월 장마’는 조만간 보통명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점차 위력을 더하는 태풍도 걱정이다. 지난 25일 괌을 강타한 슈퍼태풍 마와르는 다행히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작아졌다. 한반도에 다가왔다면 2003년 태풍 린파 이후 20년 만에 한반도에 영향을 준 ‘5월 태풍’이 될 뻔했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질수록 태풍의 위력도 강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력한 위력을 지닌 채 한반도 부근까지 다가오는 태풍도 많아질 것이다. 특히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엘리뇨 현상이 한반도 남동쪽 태평양에서 예상보다 한 달 이상 빨리 시작돼, 올여름 폭염과 함께 대형 태풍의 한반도 접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 5월 발생 슈퍼태풍 소식과 엘리뇨 경고, 장마까지. 기상 이변이 겹치면서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보았던 포스코가 제철소와 연결된 하천 둑에 설치하고 있는 차수벽 완공을 서두르고 있다. 힌남노는 포스코뿐 아니라 12명의 인명피해와 함께 주택 상가 1만 채 이상 침수 등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당시 약속한 조속한 피해복구와 재발 방지 대책이 제대로 실행됐는지 서둘러 점검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