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日 오염수 방류 반대' 국민서명운동... 장외여론전 효과는?

입력
2023.05.26 17:00
오염수 방류 반대 범국민서명운동 착수
이재명 "정부, 日 편들면서 들러리 서줘" 
쟁점 이슈 여론전에도 지지율 반등 미미

더불어민주당이 26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에 반대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에 착수했다. 정부의 오염수 시찰단 귀국에 맞춰 국내에서 부정적 여론이 높은 후쿠시마 원전을 고리로 장외여론전을 통해 대여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의혹으로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지자, 현안에 대한 대여공세로 출구전략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실은 日 총리실 서울출장소인가"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및 수산물 수입 반대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 당 지도부와 함께 참여했다. 이 대표는 "피해를 입는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 편을 들면서 위험한 핵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동의해 주고, 들러리를 서주는 것인가"라며 "대한민국 정부, 대통령, 여당이 취할 태도가 맞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온·오프라인을 통한 서명에 참여한 인원은 3만 명이 넘었다.

이 대표는 발대식에 앞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후쿠시마 시찰단이 한 일이라고는 언론 눈을 피해 숨바꼭질하고 도망 다닌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오염수보다 더한 것들이 방출됐지만 우리 해안에 문제없었다고 얘기하며 또 일본의 역성을 들었다"며 "일본 총리실 서울출장소 같은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 재개 불가'를 선언할 것을 촉구했다.

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원회도 입장문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면죄부 시찰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그대로 반쪽짜리 맹탕 시찰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알 권리 △민간 전문가 △시료 채취가 없는 '3무(無) 시찰단'이라고 지적하면서 "세상에는 안 하느니만 못한 일들이 있는데, 이번 시찰단 방문 역시 마찬가지"라고 평가절하했다.

당내 악재로 '장외여론전' 효과 불분명

민주당은 오염수 공세와 관련해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고 있다. 원외에선 지난 20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데 이어 다음 달 3일 부산에서 규탄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원내에서는 청문회 및 본회의 현안질의 개최, 여야 공동 결의문 채택 등을 요구하며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오염수를 고리로 한 대여공세에는 최근 각종 도덕성 논란에 하락세를 보이는 당 지지율을 반등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지만, 기대만큼 여론이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날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5월 4주)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2%포인트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36%로 전주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정당 비호감도에서도 민주당 60%, 국민의힘 58%였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민주당이 도덕성 등 당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외부에 목소리를 높인다 한들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겠느냐"라며 "내부 혁신을 통해 자체 득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