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만세랑께"...누리호 3차 발사에 환호한 시민들

입력
2023.05.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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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부터 기다린 관광객 1500명 운집
서울·인천 등 각지에서 고흥으로 집결
카운트다운 숨죽이다 발사 직후 환호성


"역사적인 광경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25일 누리호 3차 발사가 진행된 전남 고흥군 고흥우주발사전망대. 오전부터 몰려든 관광객 1,500여 명은 오후 6시 24분 발사 직전 카운트다운에 돌입하자 모두 숨을 죽이며 한 곳을 응시했다.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은 미리 준비한 태극기를 흔들면서 "성공이다" "황홀하다" 등을 외치며 누리호 발사 성공의 기쁨을 나눴다.

전날 발사 2시간여를 앞두고 기술적 문제로 연기되면서 아쉬움에 발길을 돌린 관람객들은 화창한 날씨에 발사 성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오전부터 발사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더 발사를 잘 볼 수 있는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눈치싸움을 했다. 캠핑 도구는 물론 돗자리와 접이식 의자, 망원경, 카메라까지 발사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전망대 주변에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고흥군이 응원합니다', '누리호 성공 발사를 기원합니다' 등의 현수막도 곳곳에 내걸렸다. 휴대폰으로 15㎞ 떨어진 나로우주센터 전경을 찍거나, 영상통화로 지인들에게 현장 소식을 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날 경기 수원에서 5세 아이와 반려견까지 데리고 발사 현장을 찾은 김미숙(35)씨는 "어제는 아쉽게 발사 장면을 보지 못했다"면서 "이틀을 기다렸지만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줄 수 있어 잊을 수 없는 날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전날 인천에서 차를 타고 400㎞를 달려왔다는 석성태(65)·주현숙(64)씨 부부는 "어제 발사 연기에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하루 더 숙박하며 기다렸다"며 "발사 장면을 보니 하루 더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초등학교 6학년 이예원(11) 양은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는 누리호 모습이 잊히지 않을 것 같다"며 "동생 꿈이 항공우주국 연구원인데, 오늘 성공하는 것을 볼 수 있어 의미가 새롭다"고 했다. 고흥군 주민들 감회도 남달랐다. 고순복(71)씨는 "마을 주민들과 3차 발사까지 다 볼 수 있어 죽어도 여한이 없다"면서 "역사적 현장에 함께 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나로우주센터에서 손수 우리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을 축하한다"며 "대한민국이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우뚝 서도록 전남도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흥= 박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