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의원이 보유했던 가상자산(코인) '위믹스'를 발행한 게임회사 위메이드 측이 3년 전부터 최근까지 국회를 14차례나 드나들며 여야 의원실 8곳과 접촉한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위메이드는 김 의원의 투자 의혹과 관련해 '입법로비' 가능성이 제기된 회사로, 현역 의원의 추가 연루설을 두고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 임기 내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방문기록을 공개했다. 전날 운영위원회의 의결에 따른 조치로, 여야는 김 의원 사건으로 불거진 게임업계의 '입법로비'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 방문자 정보를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사무처 기록에 따르면, 위메이드 측 임직원은 2020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4차례에 걸쳐 국회 본청 및 의원회관을 찾았다. 방문 대상은 국민의힘에선 '코인 게이트 진상조사단' 간사를 맡고 있는 윤창현(3차례) 의원실과 허은아(3차례), 정희용(1차례) 의원실이 명단에 있었고,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종민, 김성주, 김한규, 오기형 의원실을 한 차례씩 방문했다. 무소속 양정숙(2차례) 의원실과 정무위원회(1차례)도 있었다. 다만 방문 경위는 불분명했다. 이 총장은 "단순 출입기록이라서 (임직원이) 의원실에 가서 의원과 비서관을 만났는지, 아니면 명의만 빌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 출입 시스템상 일단 방문증만 있으면 같은 층에 있는 다른 의원실을 찾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메이드 측이 찾은 의원실은 코인이나 게임 관련 상임위 소속이 대다수였다. 윤창현, 김종민, 김한규, 오기형, 김성주, 양정숙 의원은 정무위, 허은아 의원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이다.
거론된 의원들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입법로비와는 무관하다고 펄쩍 뛰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본인이 아닌 보좌진이 위메이드 직원을 만났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 자신은 물론 보좌진도 위믹스에 투자를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심의 눈초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CBS 라디오에서 "보좌진으로부터 위메이드가 입법과 관련해 부탁을 하러 국회에 왔고, 심지어는 '에어드롭(코인 무상지급)' 관련해서 어떤 제안도 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지난해 대선 당시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정책이 윤석열 후보의 최종 공약으로 들어갈 뻔했지만 뜯어말렸다"며 "코인 입법로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도 지난 19일 학회 토론회에서 김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을 두고 "본질은 김 의원 개인과 코인이 아니라, P2E 업계의 입법로비"라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