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U-20) 아르헨티나 월드컵에 참가 중인 한국 대표팀의 ‘영건’들이 축구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조별리그 1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승원(강원FC)이다. 그러나 차세대 스타로 거론되고 있는 건 이승원뿐만이 아니다. 이영준(김천 상무) 김용학(프로티모넨스) 김준홍(김천 상무) 등도 두각을 나타내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프랑스전 결승골을 넣은 이영준은 이번 대회 전까지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2021년 수원FC 소속으로 역대 K리그1 최연소(만 17세 9개월 22일) 출전 기록을 갖고 있지만 지난 시즌까지 그가 공식전에서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1골 2도움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합류한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서서히 자신의 자리를 잡아갔다. 지난해 4월 베트남과의 1차 평가전에서 대표팀 데뷔골을 기록했고, 2023 U-20 아시안컵 예선에서도 6골을 몰아넣으며 한국의 본선행에 크게 기여했다. 본선에서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이승원이 결장하면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서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그럼에도 그는 K리그 팬들에게 여전히 생소한 선수였다. 쟁쟁한 선배들이 포진해 있는 김천의 특수성과 연령별 대표팀 소집이 겹쳐 많은 출전 시간을 할애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프랑스와의 경기 직후 “월드컵을 지켜본다면 내가 어떤 선수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프랑스전 이승원의 선제골을 도운 김용학 역시 국제대회에서 보인 활약에 비해 덜 알려진 선수다.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하자마자 곧바로 포르투갈 프로축구팀 포르티모넨스로 임대를 떠났기 때문이다.
김용학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해 온 원석이다. 고교 재학 중이었던 2019년 U-17 브라질 월드컵에서 에이스로 활약했고, U-20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서도 한국의 대회 첫 골, 8강 중국전 동점골을 넣었다. 당시 중국에 0-1로 지고 있던 한국은 김용학의 득점을 시작으로 3-1 역전승을 거뒀고, 이로 인해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낼 수 있었다.
프랑스전에서 신들린 선방을 한 골키퍼 김준홍도 소속팀보다는 연령별 대표팀을 통해 성장한 케이스다. 지난해 처음 김은중호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는 이승환(포항)이었다. 그러나 U-20 아시안컵 예선을 치르며 주전 골키퍼로 발돋움했고, 본선 조별리그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4강행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 프랑스전에서도 한국의 자책골로 이어질 뻔한 수비수의 헤더를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냈고, 상대의 막판 파상공세도 모두 막아냈다.
김준홍은 “(2019년 준우승을 보며) 또래 대회에 나가서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난 대회 준우승 주역인 이광연(강원FC)의 뒤를 잇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