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에 한발 늦은 대중 관계 설정... 전략적 대화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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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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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어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바람직하지만 필요하다면 윤석열 대통령 역시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포럼에서 “한미일 외교 강화가 결코 중국 배제나 소외가 아니다”라며 “중국과 협의해 적절한 날짜를 조율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자유민주주의 가치연대’ 외교로 대(對)중국·러시아 관계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과 전략적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고무적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앞서 한중 양자 간 전략대화 계획이 오가고 있다며 서로 사람을 보내 현안을 제기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한중 외교국장급 협의가 22일 서울에서 4시간 동안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11월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만난 이후 한중 간에 고위급 대면외교가 없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중국과 고위급 교류의 물꼬를 트는 것과 대비된다. 미국은 지난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왕이 정치국원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정찰풍선 사태 이후 닫힌 대화 채널을 재개했고,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도 추진 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친 뒤 미중 관계 질문에 “곧 해빙이 시작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일본 하야시 외무장관 역시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친강 외교부장과 전격 회동하며 중일 대화를 재개한 상황이다.

정부는 G7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분리(디커플링)가 아니라 위험제거(디리스킹)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흐름에 유의하기 바란다. 이 점은 중국으로부터 디커플링이 가능하지도, 유럽 이익에 들어맞지도 않는다는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인식에서 비롯됐다.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국면이긴 하나 자칫 한국만 코너에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중러에 경고를 쏟아낸 G7 국가들이 뒤로는 이들과 접촉하며 입체적 양자관계를 관리하는 냉혹한 현실을 외교당국은 명심해야 한다.